닛산, 우리정부와 전면전 가나…환경부 상대 행정소송 검토

일본 닛산자동차가 우리 환경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8일 닛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날 환경부는 디젤차 ‘캐시카이’ 배기가스 불법 조작 혐의로 다케이코 기쿠치 한국닛산 사장을 형사 고발하고 3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판매 정지를 결정했다. 닛산은 이에 대해 우리 정부에 이의를 제기한 후 취하되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 측에서 명령한 문제 차량의 리콜과 판매 금지, 과징금 납부는 일단 수용하지만, 불법 조작 혐의가 취소되면 과징금 납부 명령 철회를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닛산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법령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불법 조작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 닛산은 그 이유로 캐시카이가 한국의 규제에서도 인정하는, 유럽의 가장 엄격한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 6’의 적합성 판정을 받은 점을 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정부로부터 수입 판매 허가를 지난해 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닛산은 한국 정부에 90일 이내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닛산은 한국 정부가 불법 조작 혐의를 철회하면 행정소송에 나설 태세다. 닛산의 한국 내 판매 대수는 6000대 미만으로 세계 전체의 0.1%에 불과하다. 캐시카이 이외의 차종 판매가 전면 중단 되더라도 영향은 경미하다. 그러나 닛산은 한국에서 불법 조작 혐의 낙인을 떼지 못하면 브랜드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불법 조작 메이커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이번 사태에 끝까지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7일 성명에서 문제의 차량 판매를 이미 중단했다고 밝히면서 “실제 주행 환경에서 질소산화물(NOx)을 줄이는 기술적인 개선할 용의가 있다고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과징금은 이의 신청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불법 조작 혐의가 철회될 경우 전액 환불을 요구할 방침이다.

앞서 환경부는 캐시카이에 대해, 엔진 흡기온도가 35도 이상이 되면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저감하는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 작동이 중단되도록 설정한 제어방식은 정상적인 제어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를 이유로 7일에는 다케이코 한국법인장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했다. 3억4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미 판매된 캐시카이 약 800대 리콜과 판매 중지도 명령했다.

닛산 측은 35도 이상이 되면 EGR 작동이 중단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기술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있다”며 향후 생산하는 캐시카이에서는 EGR 작동이 중단되는 온도를 올리기로 했다. 다만 닛산은 “유럽의 최신 배기가스 규제에 적합하고, 한국도 그 규정을 채택하고 있다”며 “불법이 아니다”라고 거듭 반박, 불법으로 인정한 우리 당국과의 전면전도 불사할 태세를 시사했다.

☞용어설명 : 행정소송

행정기관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 행정법원에 제기하는 정식 소송 절차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