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 한은 비공식 방문, 환율 ‘열석발언권’ 행사?

입력 2016-06-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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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와 비공개 회담, 환율보고서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직접 압박용

방한 중인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은행을 비공식 방문해 이주열 총재와 면담하면서 방문목적과 면담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 재무부가 한국 등 일부 국가를 환율관련 ‘관찰대상국’에 등재했었다는 점에서 혹 이에 따른 후속 압박용이 아닌가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미 재무부발 한은 ‘열석발언권’ 행사인 셈이다.

▲한국은행 전경. 김남현 기자
3일 한은 등에 따르면 제이콥 루 장관은 이날 오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서울 남대문로 한은을 방문해 이 총재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미 재무장관의 한은 방문은 사실상 처음이다. 한은이 확인할 수 있는 2006년 이후 방문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미 통화스왑 재개나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 등 양국간 현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올해 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호무역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최근 미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독일, 대만을 ‘관찰대상국’에 올렸었다는 점에서 한은 방문 목적이 이에 그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환시개입에 대한 경고성도 있었을 것으로 봤다. 사실상 기획재정부가 한은 금리결정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금리결정에 개입하는 열석발언권 행사와도 같은 셈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환시 개입이 더 위축 되는게 아닌가라는 관측이다.

기재부의 한은 열석발언권 행사는 이명박(MB) 전 대통령 시절인 2010년 1월부터 이 전 대통령 임기말인 2013년 2월까지 해외출장 등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 매월 꾸준히 행사돼 왔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3년 4월 정부가 열석발언권 행사를 하지 않기로 공식화 한 후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은은 원/달러 급변동에 환시개입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이날(3일) 아침 한은이 발표한 5월말 외환보유액 자료에서도 원/달러가 급등하면서 달러매도 개입에 나선 흔적이 역력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IMF)
5월말 외환보유액은 3709억달러로 전월말 3724억8000만달러 대비 15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8월 28억8000만달러 감소 이후 9개월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5월 환율은 중국발 위기와 국제유가 급락 등 위기감이 휘몰아쳤던 올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었다. 5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71.51원으로 전월대비 24.0원(2.1%) 급등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하는 FX포워드 순매수포지션도 최근 원/달러 상승 흐름에 급격히 축소되는 양상이다. 결국 한은이 외환 현선물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환시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대 경우 역시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반면 한은은 제이콥 루 장관의 방문 사실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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