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등단 방식 반대” 문인들의 새로운 실험

입력 2016-05-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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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김혜순·김정환, 시인 한 명당 수십 편 살피며 3년간 심사… 유진목 ‘연애의 책’·조인선 ‘시’ 출간

신춘문예 등단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문인들이 2명의 시인을 발굴해 시집을 냈다.

시 부문에서 시 3∼5편의 응모를 요구해 이를 심사하는 신춘문예는 시인으로 등단하는 가장 유력한 통로로 오랜 시간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이러한 심사 방식에 문학평론가 황현산, 시인 김혜순, 김정환은 “서너 편만 봐서는 시인으로서의 역량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직접 시인을 찾아 나섰다. 이들은 뜻을 모아 ‘출판사 주도로 오래 준비해 출간하는 시집 출판’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2013년 출판사 삼인은 이들의 의도에 호응해 등단하고 싶은 시인들에게 시집 한 권 분량의 시 원고를 통째로 투고받았다. 신춘문예를 통해 이미 등단한 시인과 출사표를 처음 던져보는 신진 시인의 투고가 이어졌고, 지난 3년간 세 사람은 한 달에 1∼2회 정기 모임을 통해 작품을 심사했다.

출판사 삼인은 “선정위원, 출판사가 시인과 힘을 모아 시집 출간의 새로운 통로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인 만큼, 투고된 시들에 대해 곧바로 당락 결정을 하기보다는 시인 한 명당 50∼60편의 투고작 전체를 꼼꼼히 살피고 가능성이 돋보이는 시 원고에는 심사위원의 메모를 덧붙여 반송하고, 고쳐 온 시 원고를 다시 심사하는 수고를 들였다”고 밝혔다.

엄밀한 선정 과정을 거쳐 유진목, 조인선 두 시인의 시집이 최종 선정돼 출간됐다. 유진목의 시집 ‘연애의 책’은 절제된 유머 감각을 바탕으로 시인을 둘러싼 세계에서 웃음의 요소를 찾아내 시로 펼쳐낸다. 황현산 평론가는 이 시집에 대해 “한국 최고의 연애 시”라고 평가했다. 조인선의 ‘시’는 뜨거운 현실 비판의식을 담아 강렬한 인상을 준다. 또 표제가 ‘시’일 뿐만 아니라 ‘시’라는 같은 제목을 가진 작품도 5편이나 돼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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