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경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공식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인 ‘매직넘버(1237명)’를 달성해 사실상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까지 매직넘버보다 두명 많은 총 1239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이는 지역별 경선결과와 관계없이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한 슈퍼 대의원을 포함한 수치다. 내달 7일 총 303명의 대의원이 걸린 캘리포니아와 몬태나, 뉴저지, 뉴멕시코, 사우스다코타 등 5개 주 경선이 남아있지만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를 이미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제 공화당은 오는 7월 중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대선후보로 공식 추대하는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 6월 16일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 그 누구도 그의 선전을 예상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미국인 사이에서 ‘어프렌티스’라는 미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너는 해고야(You’re fired)’의 유행어를 남긴 괴짜 부동산 재벌에 불과했다. 특히 멕시코인들을 ‘강간범’으로 비하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쌓겠다고 발언 등 숱한 인종·성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을 몰고 다녔지만 그의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그 사이 공화당 잠룡으로 평가받았었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쟁쟁한 후보들이 중도사퇴했다. 결국, 트럼프는 출마 선언을 한 이후 1년 만에 공화당에서 출사표를 던진 경쟁 후보 16명을 차례로 물리치고 공화당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고맙다. 1237(매직넘버)을 축하한다”며 자축의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