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베네수엘라, 이제 금도 내다판다

입력 2016-05-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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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탄핵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야당 지지자들이 25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야권 지도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의 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최악의 경기침체 위기에 빠진 베네수엘라가 극심한 돈 가뭄에 금 보유고까지 헐어 쓰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지난 2~3월 사이 약 40t이 넘는 금을 팔아 지난주 기준 금 보유고 규모가 121억 달러어치로 줄었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베네수엘라는 과거 세계 최대 금 보유국 중 하나였다. 반미 성향으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달러의 독재’에서 벗어나겠다며 외환보유액을 달러 대신 금으로 쌓아놨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가 금을 팔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가 지난해에만 내다 판 금 규모는 기존 금 보유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막대한 금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현재 베네수엘라의 금 보유고는 약 367t 정도로 세계에서 16번째로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하지만 금을 파는 베네수엘라와 달리 중국과 러시아는 올해 금 보유량을 늘리며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금값은 올 들어 15% 올랐지만 베네수엘라는 이미 1년 전 시티그룹과 10억 달러어치의 금을 현금으로 바꾸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매각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베네수엘라가 현금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FT는 지적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외화 수입의 95%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직격탄이 됐고, 현금이 바닥나면서 급기야 금 보유고에 손을 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최근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비 부담으로 줄어든 원유 생산량을 다시 늘리지 못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는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국영석유업체 DVSA는 올해 60억달러 규모의 부채 일부를 갚아야 한다. PDVSA는 채무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커지고 있다.

IMF는 올해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5.7%)보다 경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베네수엘라가 재정적자 규모는 GDP 대비 20%에 달한다. 특히 저유가에 따른 경제난이 이어지면서 최근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 투표 문제로 정치적 갈등까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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