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앱 개발자 대폭 끌어들일 수 있어
손정의가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가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채택한다고 1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에서 개막한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6’을 맞아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널리 보급된 OS를 채용해 페퍼용으로 더 많은 앱이 개발되는 것을 촉진하려는 의도다. 페퍼를 개발한 소프트뱅크로보틱스의 도미자와 후미히데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글의 스마트폰 OS 안드로이드에 페퍼를 대응시켜 관련 앱 개발을 더욱 쉽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미지 인식과 가상현실(VR) 등 안드로이드의 최신 기능을 페퍼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스마트폰 전용으로 전 세계에서 개발된 100만개 이상의 앱을 페퍼도 가동시킬 수 있다. 앱 개발 관련 엔지니어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도미자와 사장은 “페퍼 앱 개발자가 현재의 수천 명에서 100배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신문은 안드로이드가 세계적으로 보급된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를 응용해서 만들어졌으며 자바 관련 엔지니어는 전 세계적으로 9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페퍼 앱 개발자 수를 100배가 아니라 3000배 이상 늘릴 수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페퍼는 지금까지 2012년 인수한 프랑스의 알데바란로보틱스(현 소프트뱅크로보틱스 유럽)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OS ‘나오키’를 써왔고 프로그래밍 언어도 달랐다. 소프트뱅크는 향후 페퍼에 기존 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IT 제품 성공의 관건은 전 세계에서 주류인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얼마나 더 많은 엔지니어와 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도미자와 사장은 “페퍼가 ‘갈라파고스’화하는 것을 피하고 승리하기 위해 개방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페퍼는 다음 달에 일반 소비자에 판매된 지 1년을 맞는다. 이제 페퍼는 일본에 비해 다소 밀린 해외시장 전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페퍼는 연말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