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의 변신, 여름앱 써봤나요?

입력 2016-05-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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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엔 늘 입던 옷차림이 유난히 덥게 느껴졌다. 한낮의 해가 어찌나 뜨겁던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더라. ‘여름’이 왔다는 뜻이다.

오늘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이 계절과 같은 이름의 ‘여름’ 앱을 소개하려고 한다. SK텔레콤이 만든 문자메시지 앱인데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뜨거운 여름을 조금이라도 더 시원하게 지나갈 수 있는 ‘사이다’ 같은 앱이랄까? 일단 함께 살펴보자. 아, 굳이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안드로이드 4.0.3 버전 이상의 단말기가 있다면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사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문자 메시지보다는 모바일 메신저를 더 활발하게 사용한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헤어질 때 “카톡해~”라고 말하는 세상이 아닌가. 그렇다고 문자 서비스를 쓰지 않을 순 없다. “오늘 치맥 콜?”같은 개인적인 메시지를 카톡으로 주고 받는다면, 보다 공적인 메시지들은 문자 서비스를 통해 들어오곤 하니까.

일단 내 문자 앱을 한번 쭉 훑어 보았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를 통해 수신한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웹사이트에서 본인 확인을 위해 인증번호를 수신한 내역과 금융기관에서 받은 결제 메시지, 쇼핑몰 배송 알림 메시지 등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업무 관련 메시지 역시 카카오톡보다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주고 받곤 한다. 확실한 건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이 메시지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사이사이 포인트처럼 박혀있는 스팸문자 역시 걸러내기 어렵다. 자꾸만 도박과 대출을 권하는 낯선 번호로부터 온 메시지는 잊을 만하면 알림을 보내 스트레스를 선사하곤 한다.

그렇다고 이 방대한 양의 문자를 내가 일일이 지우고 분류하는 건 귀찮은 일이다. 불가능해보인다. 누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 때쯤 ‘여름’ 앱을 다운로드해보았다.

솔직히 다운로드 받자 마자 감탄했다. 벌써 마음에 든다. 내 스마트폰에 가득 들어 차 있는 메시지들을 야무지게 분류해서 자동 분류해준다. 비서가 생긴 기분이다. 카드, 택배, 쇼핑정보, 인증메시지 등을 각각 다른 폴더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다. 깔끔하고 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 정보가 한 눈에 들어오더라. 그런데 내가 쿠팡에서 쇼핑한 게 이렇게 많았다니… 택배 폴더에 들어간 메시지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모아보기 기능도 유용하다. 모르는 번호나 안읽은 메시지 등의 특정 조건으로 검색해 따로 모아볼 수 있다. 또, 사소한 기능이지만, 내가 굳이 저장해두지 않아도 내게 메시지를 보낸 업체의 상호를 표시해준다. 이니스프리, 이마트, 지마켓, 쿠팡, 우리은행 등 내게 자주 알림을 보내는 발신자들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T114에 등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신뢰도가 높음은 물론이다.

문자로 도착한 카드 사용내역을 토대로 월별 총 금액을 카드사별로 조회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엑셀 뺨치는 실력이다. 본래 카드 사용내역을 문자메시지로 받아보지 않고 있었는데, 여름앱을 다운로드 하며 문자 알림 서비스도 함께 신청했다. 문자를 받으면 실시간으로 당월 사용금액이 집계되는 신기하고도 무서운 기능을 갖췄다. 내가 얼마나 카드를 쓰고 있는지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메시지를 분류하는 것 만으로도 향후 나의 소비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늘부터 아껴써야지.

아끼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소비를 아예 안하고 살 순 없는 노릇이다. 여름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여름 샌들을 구입하고, 시원한 티셔츠와 반바지도 사야하는 법. 요즘은 생필품까지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을 통해 온라인 구입하는 터라 택배를 기다리는 일이 많다. 오늘 안에 물건이 도착할까? 싶은 간절한 마음에 배송 추적을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는지… 여름 앱은 나처럼 성질 급한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후에 배송 조회를 더 간단히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당 쇼핑몰 웹사이트나 배송업체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아도, 시스템 연동을 통해 여름 앱 안에서 배송 추적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니 내 여름 샌들이 어디쯤에 있는지 살펴보며 삶의 희망(?)으로 삼을 수 있다. 어서오너라.

요즘 온라인 중고거래나 해외 직구가 활발해진 만큼 해당 거래에서 이루어지는 사기도 기승이다. 이건 비밀인데 나도 한 번 당한 적이 있다. 해외 직구로 액세서리를 하나 구입했는데, 내가 만난 사기꾼은 영국에 사는 유학생이라고 신분을 속이고 영원히 제품을 보내주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직구 카페에서도 수차례 사기 전력이 있더라. 여름 앱엔 이런 온라인 거래에서 일어나는 사기를 막을 수 있는 기능도 내장돼 있다. 사기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와 협력해 사기 거래 의심 번호에 대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그러니까 여러분이 만약 해외 직구나 중고 거래를 하려다가 내가 만났던 그 ‘가짜 유학생’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게 되면, ‘사기거래가 의심되는 번호입니다’라고 경고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안심 기능에 대해 하나 더 말해보자. 사실, 스마트폰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스팸 문자나 스미싱 사기에 쉽게 걸려들지 않는다. 문자 메시지로 도착한 수상한 링크를 클릭하거나 거짓 정보에 넘어가 개인정보를 보내주는 등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만 해도 이런 문자에 대한 면역이 없다. ‘귀하의 계좌가 해킹당했으니 다음 링크를 누르세요’라는 문자를 받으면 깜짝 놀라 링크를 클릭하고 만다는 얘기다. 다행히 여름앱은 악성 정보를 담고 있거나 의도가 불순한 문자 혹은 URL에 표시를 띄워 경고해준다. 물론 안심하고 클릭할 수 있는 링크에 대해서는 ‘괜찮아요’라고 표시가 뜬다. 부모님께 꼭 여름 앱을 설치해드려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기능은 나 같은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업무 관련 메시지 수신 시 문자 내 ‘주석달기’ 기능이 있어, 중요한 정보를 미리 표시해 둘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기능을 업무 상 몇 번 연락할 일이 있지만, 일회성 관계일 때 사용한다. 연락처에 번호를 저장해둘 필요는 없지만, 문자 만으론 상대방의 이름이나 직함이 헷갈릴 때 주석 기능으로 메모해두면 헷갈릴 일이 없다. 혹은, 나중에 회신할 때 잊지 않고 물어봐야 할 것들을 메시지 밑에 메모해둬도 유용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여름앱이 필요하다.>

1. 업무 차원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아야 하는 직장인.

2. 오매불망 택배를 기다리는 온라인쇼핑 마니아들.

3. 넘쳐나는 문자 메시지는 정리하고 싶은데 스스로 할 자신이 없는 사람.

4. 수상한 스팸/스미싱 문자로 고통받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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