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신일철주금, 포스코 주식 3112억원어치 매각…16년 제휴관계 마침표 수순?

입력 2016-05-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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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의 철강사인 신닛테쓰스미킨(이하 신일철주금)이 자본·업무 제휴를 맺고 있는 포스코의 주식 일부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닛신세이코(이하 닛신제강) 합병 등 새로운 성장 전략에 대비하기 위해 오랜 제휴 관계의 일부를 해소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신일철주금은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 주식 439만4000여 주 가운데 150만 주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16일 포스코 종가 기준으로 3112억원에 상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신일철주금의 포스코 지분율은 현재 5.04%에서 3.32%로 낮아질 전망이다. 신일철주금은 “재무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이같이 결정했으며 매각 시기는 시장의 상황 등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일철주금은 지난 2월, 업계 4위인 닛신세이코(이하 닛신제강)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이달 13일 주식공개매입(TOB)를 통해 8.3%인 닛신제강의 지분율을 51%까지 높인다고 밝혔다. 닛신제강의 12일 종가가 1478억 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식 취득액은 총 760억 엔에 이른다.

신일철주금은 중국의 과잉 생산과 그에 따른 철강 시황 악화로 혹독한 시기를 보냈으며, 생산 설비 통합으로 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닛신제강 인수를 결정했다. 신일철주금은 닛신제강 인수를 통해 200억 엔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닛신제강의 TOB에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본 제휴 관계 일부 해소는 지난 2000년 시작된 신일철주금과 포스코의 인연도 마침표를 찍을 때가 왔음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신일철주금의 전신인 신일본제철과 포스코의 관계는 자본·업무 제휴를 맺은 것보다 훨씬 오래됐다. 포스코는 1960년 한일 기본 조약에 따른 경제 협력 자금을 사용, 신일본제철의 전신인 하치만제철과 후지제철이 기술을 공여해 탄생했다. 업계에선 형과 아우로 통했는데, 그러다가 포스코가 1990년대에 조강 생산량에서 신일본제철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서면서 양사의 입장이 역전되기도 했다.

그런 신일본제철과 포스코가 전격 제휴를 맺은 건 2000년. 당시 신일본제철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철강업체의 부상을 경계하던 찰나에 아시아 철강 시장의 리더 자리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포스코와 제휴를 맺었다. 당시 양사의 제휴를 추진한 게 지하야 아키라 신일본제철 전 사장이다. 이후 양사는 2006년에는 철강 제품을 만들기 위한 모재를 서로 공급하고 주식을 상호 취득하는 등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계가 더욱 깊어졌고, 한일 제조업체간 제휴의 모범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16년에 걸친 제휴 관계로 양사의 관계는 제휴 관계라기보다는 경쟁 구도가 더 강했다. 예를 들면 고급 강판을 둘러싼 법정 투쟁으로 심각한 갈등을 빚어야 했다. 신일철주금이 포스코 등을 상대로 고급 강판 제조 기술을 불법 취득했다며 손해배상 등을 청구했으나 작년 가을에 극적으로 화해했다.

이번에 신일철주금이 매각을 결정한 포스코 주식은 2006년에 추가로 취득한 분으로 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신일철주금은 이번 주식 매각 결정 전 포스코와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도 신일철주금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주식 일부를 매각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한 신일철주금 관계자는 “포스코와의 관계도 무르익어서 주식을 조금 판다고 해도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보다는 재무 체질 개선을 우선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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