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월 LNG 가격 7년 만에 최저치 찍어…LNG 동력선·트럭 등 새 수요 절실해
글로벌 에너지업체들이 신규 액화천연가스(LNG)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열더치셸 등 메이저 업체들이 공급과잉에 따른 LNG 가격 하락에 대응하고자 LNG를 동력으로 하는 호화여객선과 컨테이너선, 트럭 등 새 수요 창출에 나섰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LNG는 그동안 유럽의 화력발전소와 중국 일반 가정 부엌의 연료 등으로 사용이 늘어났다. 그러나 미국과 호주 등에서의 늘어나는 공급에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아시아 지역의 5월물 LNG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2.5% 급락한 100만 BTU(British thermal unit)당 4.241달러로 지난 2009년 7월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는 글로벌 천연가스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이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돼 2021년에는 판매처를 찾지 못한 LNG 물량이 700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글로벌 에너지업체들은 LNG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 호주에서만 2000억 달러(약 234조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공급이 어느 정도 원활해졌다고 보고 이제 수요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에너지업체들이 비용 감축을 계속하면서도 새로운 LNG시장을 모색하는 이유라고 WSJ는 전했다. 로열더치셸은 최근 여객선 운영업체 카니발과 LNG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은 지난달 노르웨이 선사 시엠오프쇼어와 호주 지역에서 운항하는 LNG 동력선에 연료를 제공하는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우드사이드의 피터 콜먼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새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며 “우리는 기존 바이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업체들은 독일 우정그룹의 실험도 주목하고 있다. 독일 우정그룹이 영국에서 운영하는 약 150대의 화물운송트럭 가운데 절반이 LNG 차량이다. 이 업체는 유럽 전역에 LNG 차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트럭과 선박 등 운송수단에 쓰이는 LNG는 여전히 틈새시장 수준이지만 공급과잉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에 전체 수요의 10%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LNG 선박과 차량이 많아지려면 항만과 주유소 등에서 이를 취급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야 한다. 또 LNG 동력선은 기존 선박보다 연료를 저장하는 탱크가 커서 적재용량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낮은 유가다. 국제유가는 지난 2014년 7월 정점 이후 반토막 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