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성장세가 다시 둔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산업 지표가 부진을 보이면서 철강과 석탄 등 산업 부문의 공급 과잉이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6% 증가했다. 이는 3월의 6.8% 증가에서 성장이 둔화한 것은 물론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6.5% 증가도 밑돌았다.
같은 달 소매 판매도 기대에 못미쳤다. 4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0.1% 증가, 전문가들의 기대치 이하였고, 1~4월 도시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 역시 전망치인 11% 증가를 밑돌았다.
올해 중국 경제는 위안화 약세와 자본 유출, 주가 하락 등 혼란과 함께 출발했으나 차츰 안정을 되찾아 3월 이후에는 신규 대출 증가와 주택 시장 회복에 힘입어 전반이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부진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찬물을 부은 셈이 됐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최근 디레버리지(부채 축소)와 산업 생산 능력 향상, 과잉 생산 능력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부양책을 통한 성장 전환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경제가 나아지기는커녕 되레 뒷걸음질치는 모양새다.
코메르츠방크의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엔진이 갑자기 힘을 잃었다”며 “긴축 정책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통계 발표 후 성명을 통해 산업 생산 증가율 둔화의 이유로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외수 부진, 광업 부문 및 철강과 석탄 등 과잉 생산 능력을 보유한 부문의 급격한 침체를 들었다. 그러면서 4월의 철강, 석탄의 산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매 판매를 압박한 건 자동차 판매 성장 둔화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로, 3월의 12.3% 증가에서 크게 둔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