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총재 출신’ 메이렐리스 재무장관, 브라질 경제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16-05-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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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인 엔리케 메이렐리스가 브라질 과도정부 재무장관으로 임명됐다. 사진은 지난 2004년 메이렐리스가 중앙은행 총재 당시 미국 뉴욕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블룸버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직무 정지가 12일(현지시간) 결정되면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이끄는 과도기 정부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도기 정부에 대한 브라질 안팎의 시선은 ‘우려 반, 기대 반’이다. 브라질 대내외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엔리케 메이렐리스(70)가 재무장관으로서 브라질 경제 구원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이다. 테메르 부통령은 이날 대통령 업무 대행을 시작하면서 “남미 최대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자신감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중앙은행 총재직을 맡았던 메이렐리스는 브라질 중앙은행 역사상 최장 집권을 한 총재다. 그가 중앙은행 총재로 있는 8년 동안 브라질 경제는 가장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한 것은 물론 치솟던 물가도 안정됐다. 이 때문에 당장 경기 침체 수렁에서 브라질을 건져내고 투자자들로부터 신용을 되찾는 것이 그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각종 부패 스캔들로 급기야 대통령 탄핵 절차가 진행되고 그 사이 재정적자는 지난 2년간 3배가 급증했고, 국가신용등급은 투기등급으로 전락했다. 현재 브라질 정부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7%에 달한다. 2014년 초만 해도 이 비율은 3%를 밑돌았다.

여러 정당에 발을 들여놓은 경험이 있어 의회 내에서 지출삭감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컨센서스를 조성할 핵심 인물로도 거론되고 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는 대체로 브라질 국민 사이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그가 이번에 새로 맡은 재무장관직을 잘 소화해 낸다면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도 타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무장관직을 맡은 메이렐리스가 앞으로 갖게 되는 권한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테메르 부통령이 중앙은행 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에드윈 거티에레즈 애버딘자산운용 신흥시장 국채 부문 책임자는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메이렐리스는 브라질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는 정치인이며 브라질에서 일하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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