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단기 대출상품 이른바 ‘페이데이론(payday loan)’ 광고를 자체적으로 금지한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울러 구글은 연리 36%가 넘는 고리 대출상품 광고도 받지 않기로 했다.
데이비드 그래프 구글 글로벌상품정책담당 이사는 이날 구글 정책 블로그를 통해 7월 13일부터 페이데이론 광고를 더는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데이론은 담보 없이 단기간 돈을 빌려주는 대출상품으로 주로 취약계층이 생활비 충당을 위해 이용한다. 하지만, 최근 연이율이 300%가 넘는 상품도 등장하는 등 높은 이자로 인해 상환하지 못하는 고객이 많아 비판을 받아 왔다. 구글은 대출상품 광고 금지 기준으로 상환기간이 60일 이내인 단기 상품과 또 연이율이 36%가 넘는 고리 대출상품으로 정했다. 구글이 특정 종류 금융 상품을 지정해 광고 게재를 금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프 이사는 “사람들의 생계와 더 나은 삶에 우리의 가치관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 서비스 광고는 경계해야 할 특별 분야”라면서 “소비자를 기만하고 해로운 금융상품으로부터 구글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새 정책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정책이 모기지나 신용카드와 같은 다른 금융상품에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구글 이용자가 페이데이론을 검색했을 경우 검색결과에는 노출된다고 그래프 이사는 덧붙였다.
페이데이론 업계는 구글의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다른 금융상품과의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미국금융서비스협회(CFSA)는 “이러한 정책은 차별적인 조치이며 구글이 검열에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인터넷은 생각을 자유로운 흐름에 따라 표현하는 것이며 교류와 교역을 강화하는 수단인데 구글이 임의적으로 페이데이론 업계를 좋고 나쁘고를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데이론 업체들은 온라인 광고에서 예상치 못한 지출로 급전이 필요할 때 요긴한 수단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소비자단체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페이데이론 이용자의 69%가 관리비나 월세 혹은 카드 값을 내려고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구글의 이번 조치가 광고매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시장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구글은 글로벌 온라인광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온라인광고 매출 1590억 달러 중 3분의 1이 구글이 벌어들인 것이었다. 2위는 페이스북으로 전체 시장의 11% 정도를 차지한다. 1위와 2위의 매출 비중 차이가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페이스북은 이미 페이데이론 등 일부 금융상품 광고를 자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구글은 무기매매 광고, 담배 광고 등은 이미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