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유능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며 트럼프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매케인 의원은 이날 애리조나 피닉스에 있는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자를 지지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대선후보 지명자가 될 것임을 인정했다. 그는 또한 공화당 지도부가 유권자들의 손으로 선출한 합법적인 후보인 트럼프를 인정하지 않은 행태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 출신이자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인 매케인 의원은 그간 트럼프의 인종, 종교, 여성차별 등 각종 분열적 발언을 비판해왔다. 이에 트럼프는 “매케인이 포로로 붙잡혔기 때문에 전쟁영웅이라는 것인데, 나는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등 대립하기도 했다. 매케인 의원은 베트남전에 해군 조종사로 참전, 5년간 포로로 붙잡혔다가 1973년에 석방됐다.
당내 중진인 매케인 의원의 이날 발언은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물론 트럼프를 공화당 대선 후보로 인정하기를 꺼리는 다른 공화당 지도부와 궤를 달리해 주목된다. 매케인은 또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시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무기력한” 외교에 비해 트럼프가 대외정책에서 강하고 유능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트럼프 지지 유세에 직접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선 많은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CNN은 매케인 의원이 트럼프 지원 유세에 조건부 지지의사를 나타낸 것은 매케인 의원의 지역구인 애리조나에서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높은 점을 고려한 ‘절충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