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서비스업화 추진…다른 일본 전자업체에 확산될 수도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오는 2018년까지 해외 영업인력을 2만명 증원할 방침이라고 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히타치는 13만명 영업인력을 활용해 경영 초점을 기존 기기·설비 판매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로 전환하려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제조업의 서비스업화는 이미 서구 기업들이 추진해온 방향이다. 히타치의 이런 움직임이 다른 일본 전자업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그동안 일본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기존 판매 장비와 시설에 대한 보수·점검에 한정됐다. 그러나 히타치는 고객사 경영과제의 해결을 목표로 한 영업 컨설팅을 서비스의 주력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 33만명 히타치 직원 가운데 영업인력은 약 11만명으로 전체의 30% 수준이다. 해외 인력비율을 높이고자 증원하는 2만명은 미국을 중심으로 채용하며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인력 확보에 나선다.
히타치는 기존 영업인력의 교육에도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미 도쿄도 다이토구에 영업인력 전문 교육시설을 신설했다. 경영 컨설턴트 등 10명이 자문을 맡아 오는 9월까지 핵심인재 150명을 육성하며 2017년 상반기까지 일본 내 영업사원 2만명에 대한 교육을 마쳐 컨설팅형 영업 기법을 익히게 한다는 계산이다.
컨설팅형 서비스 확대를 위해 지난달 본사 조직을 제품별에서 고객별로 재편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엔진과 의료기기 가동 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히타치는 정보시스템 분야에서의 강점을 살려 미국 IBM 등과 컨설팅 분야에서 경쟁한다.
일본 전자업체는 2000년대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다른 나라와의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곤경에 빠졌다. 히타치는 ‘일단 판매하면 끝’이라는 설비 판매에서의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히타치는 지난 3월 마감한 2015 회계연도에 9조9500억 엔(약 108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그 중 서비스 비중은 약 40%다. 컨설팅형 영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히타치는 2019년 3월까지 그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