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시장에 사디크 칸 당선…서구 주요 대도시 첫 무슬림 시장 배출

입력 2016-05-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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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첫 영국 런던 시장이 된 사디크 칸이 7일(현지시간) 시청 청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영국 야당인 노동당 하원의원이며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무슬림(이슬람교도)인 사디크 칸(45)이 영국 런던 시장에 당선됐다고 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5일 지방선거가 열린 가운데 이날 새벽 개표에서 사디크 칸 후보는 131만표를 얻어 99만표를 획득한 집권 보수당의 잭 골드스미스를 제치고 런던 시장에 당선됐다. 칸은 1차 개표에서 44.2%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2순위 지지자를 합산한 2차 집계까지 간 결과 당선이 확정됐다.

민선 런던 시장은 이번이 세 명째다. 노동당 출신의 켄 리빙스턴(2000~2008년)과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2008~2016년)이 모두 각각 연임했다. 특히 칸의 승리로 노동당은 런던 시장 자리를 8년 만에 탈환했다.

무슬림 시장이 배출된 것은 영국 런던은 물론 서구 주요 대도시에서 사디크 칸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난민위기와 이슬람국가(IS)의 연이은 테러 등으로 유럽 각국에서 반 이슬람 분위기가 커지고 있음에도 칸이 최초로 무슬림 시장이 된다. 칸은 파키스탄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부친은 버스기사, 모친은 재봉사였다. 북런던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칸은 인권 변호사로 활약해왔으며 런던 구의원을 거쳐 2005년 하원 의원이 되면서 중앙 정계에 진출했다.

칸은 당선 후 연설에서 “런던이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분열이 아닌 융합을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종교 등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을 선택한 시민에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치솟는 주택 가격에 대한 대책과 대중교통 요금 동결 등을 호소해 여론조사에서 시종일관 선두를 지켰다. 보수당은 칸이 IS와 관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전개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영국이 6월 실시하는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는 이번 시장선거에서 큰 쟁점이 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에서는 독립을 지향하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원내 제1당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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