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체결에 대해 양측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만드는 쪽으로 새롭게 접근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두 정상은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전날 저녁 식사를 포함해 3시간 10분가량 회담했다. 도중에 두 정상만 이야기를 나눈 시간도 약 35분에 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천천히 흉금을 열고 평화조약에 대해 솔직하게 논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측은 쿠릴 4개섬 문제를 포함해 실무진 차원에서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6월에 열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일정에 맞춰 아베 총리가 러시아를 다시 방문해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은 물론 푸틴의 일본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베는 푸틴의 방일에 대해 “가장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회담에서 아베는 평화조약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협상이 정체된 것을 타파해야 한다”며 “글로벌 관점을 고려해 미래 지향적으로 협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푸틴의 방일에 대해서는 “조용한 협상환경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국민감정을 상하게 하는 행동과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아베의 제안에 동의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울러 일본 측은 러시아 국민의 생활환경 개선과 산업, 경제 혁신을 위한 8개 항목의 협력 계획을 제시했다. 에너지 개발과 의료도시 만들기, 중소기업 교류 등이 핵심이다.
쿠릴 4개섬에 대해서 일본 정부는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기본 방침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평화조약과 영유권 문제를 별개로 보는 러시아와의 이견을 이번 회담에서 얼마나 좁혔을지는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