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미국 유권자들은 기질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는 "정직하지 않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미국 공화당 지도부가 3일(현지시간)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당의 대선주자"라고 공식 선언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이날 트럼프의 압승으로 끝난 인디애나 주(州) 경선 직후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경선 포기를 선언하자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와 힐러리의 맞대결 양상이 이어진 가운데 두 후보에 대한 미국인의 반응은 부정적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뉴스가 지난달 10∼14일(현지시간)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65%에 이르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특히 젊은 층인 18∼34세는 75%가, 라틴아메리카계는 79%가 각각 트럼프를 좋지 않게 봤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유권자도 56%에 달했다. 미국의 유권자들이 공화당과 민주당의 선두주자 모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는 결과다.
세부 항목별 평가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12%의 유권자로부터 '좋은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의 기질을 좋게 보는 유권자가 8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항목에서 힐러리는 41%로부터 좋게 평가됐다. 트럼프는 호감도에서도 16%의 지지에 그쳐 27%인 클린턴 전 장관에 뒤졌다.
그러나 정직과 솔직함을 묻는 설문에서 트럼프는 35%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19%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과 차이가 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후보가 단지 다르다는 데 그치지 않고 정반대 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신뢰받지 못하는 베테랑으로, 트럼프는 다소 무서워 보이는 자신만만한 신참"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