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5개국을 환율조작 여부의 '관찰 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하면서 우리 수출기업에게 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미국의 주장대로 원화가 절상되면 국내 수출기업들이 가격 경쟁력마저 잃게 돼 추가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관찰 대상국(Monitoring List)은 이번에 개정된 미국의 '무역촉진진흥법'(BHC수정안)에 만들어진 새로운 범주다.
미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5개국을 환율조작 여부의 '관찰 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다만 한국은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개입'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아 심층분석대상국 지정에서는 제외됐다.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이 환율 시정을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해당국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를 금지하는 제재를 받게 된다. 이번 보고서에서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없다.
한국의 외환 당국은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고 이를 존중한다"면서 "환율이 급격하게 급변동할 때는 미세조정을 하지만 이는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 나라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환율 조작국'에 해당하는 심층분석대상국 지정은 피했지만 주요 관찰대상으로 지목됨에 따라 당분간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출이 작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15개월 연속으로 최장기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가 절상되면 국내 수출기업들이 가격 경쟁력마저 잃게 돼 추가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의회에 보고하기 위한 내부 정치적인 목적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당국은 “미국이 계량적인 기준을 제시했고, 객관적이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면서도 “기준이 정확한 것인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수출이 환율 때문에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원/달러 환율은 2월에 비해 절상된 상태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주말 지나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