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감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달에는 사상 첫 수주 '제로'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이달들어 단 1척의 배도 수주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 4개월까지 조선 빅3가 수주한 선박이 5척에 불과했다.
이는 평년의 20분의 1 수준으로 하반기 반전이 없을 경우 내년부터는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의 절반이 비게 된다. 현재 인력의 절반 가량이 일손을 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의 씨가 말랐다"면서 "소형 상선 1척이라도 나오면 수백 개 업체가 달려드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아시아 선주로부터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척, 3월에는 중동 선주로부터 석유화학제품(PC)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3월 자회사 루마니아 대우망갈리아조선소가 수주한 수에즈막스급 탱커 2척의 계약을 자사로 돌려 수주 실적으로 삼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아예 수주가 없다. 삼성중공업이 문을 연 이래 이렇게 오랫동안 수주를 못 한 적은 처음이다.
문제는 올해 5월 이후의 상황도 암울하다는 점이다. 조선업계 내부에서는 '수주 절벽' 현상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호재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발주 물량 자체가 드문 데다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체력을 보강한 일본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이 사활을 걸고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4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주가 약간 있었지만 중국이 저가 공세로 쓸어가 버리면서 우리 조선업체들의 입지는 더 줄어들었다"면서 "문제는 올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