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부서와 회식한 뒤 집에 돌아가던 길에 맨홀에 빠져 숨진 근로자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7부(재판장 이진만 부장판사)는 LG이노텍 직원이었던 장모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LG이노텍 시제제작반에서 근무하던 장씨는 2013년 12월 협력부서 송년회에 참석했다. 장씨는 이날 소주 2병 가량을 먹고 만취해 집으로 돌아가던 중 공사현장에 있던 맨홀 속으로 떨어져 숨졌다. 아내 이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씨가 자발적으로 회식에 참석했고, 본인 부서와도 관련이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장씨의 아내는 지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당시 회식이 업무의 연장선이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씨가 속한 시제제작반과 회식을 했던 내층반 모두 같은 제조팀에 속해있고, 두 팀이 업무 처리상 상호 긴밀한 협조·보완관계에 있다”며 “장씨는 LG이노텍의 근로자로서 회식에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장씨가 회식에서 소주 2병정도 마신 것으로 보이는데 평소 주량에 비추어 상당히 과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무상 회식이기 때문에 회사 측이 과음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고 사실상 유도 방치한 이상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