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가 28일 한국 정부가 한국은행을 통한 국책은행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반대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말 기준 조선·해운업계 전체 여신 중 11.2%가 부실 여신으로 추산되며 이 비율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두 업종에 대한 전체 은행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88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중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70~75% 정도"라며 "국책은행의 총 여신 중 8.1%가 조선, 2%는 해운업종 몫"이라고 분석했다.
피치는 특히 "대형 국책은행이 구조조정에서 선제적인 역할을 하려면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부가 한국은행을 통해 산업은행의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또 "시중은행은 국책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익스포저가 적지만 지방은행의 경우 해당 지역 기업의 경영난에 따라 수익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