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 살균제 보험사인 KB손보 "추가 보상 의무 없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확산되고 있지만 제조물 배상책임 보험사인 KB손해보험은 보험금 지급 의무에서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2012년 최대 보험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추가 보상 의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시는 현재 KB손보에 제조물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있다. 계약만기는 올해 6월까지다.

제조물배상책임보험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제조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보상하는 보험을 말한다. 일반적이라면 KB손보는 이번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피해 내용과 규모를 검토하고 보험금 지급 사안을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KB손보는 이번 사태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옥시가 KB손보(구 LIG손해보험)에 제조물배상책임보험에 최초 가입한 것으로 확인된 시점은 2009년이다. 제조물배상책임보험은 상품 성격상 1년마다 갱신한다.

KB손보가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는 이유는 지난 2012년 이미 최대한도로 보험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은 2011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한국소비자원을 비롯한 피해자와 유가족은 옥시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내기도 했다.

KB손보가 옥시에 보험금을 지급한 명목도 ‘방어비용’이었다. 방어비용은 손해배상과 관련된 분쟁이 생겼을 때 지출되는 소송 비용을 말한다. 제조물배상책임보험 지급 사유 조항에 방어비용도 포함돼 있다.

KB손보가 당시 옥시에 지급한 보험금은 최대한도인 17억5000만원이다. 이에 KB손보는 이미 최대한도의 보험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동종 위험건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계약조건을 근거로 이번 사태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는 것이다.

KB손보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건을 제외한 옥시가 제조하는 생산물에 대한 보험 계약은 유효하다”면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는 2012년에 최초 보상을 최대 한도로 해줬기 때문에 같은 사유로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추가 피해 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옥시는 피해보상금도 준비하지 못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옥시 측은 “답변할 수 없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