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실험 조작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마스코 오사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마스코 회장은 이미 일부 계열 판매회사 및 부품업체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25년 넘게 연비 실험을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10년 이상 CEO직을 맡아온 그로서도 이번 사태의 책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마스코 회장은 이번 연비 조작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오는 7월께 보고서를 발표하면 그때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스코 회장은 미쓰비시상사 출신으로, 2005년에 미쓰비시자동차 상무에서 사장으로 승진, 조직적인 리콜 은폐로 흔들린 회사 기강을 바로 잡는 데에 매진했다. 이후 회사 재무 상태가 개선되자 2014년에는 사장직에서 물러나 회장 겸 CEO로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왔다.
마스코 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앞으로 연비 실험 조작에 관한 내부조사나 문제 차량 구입 고객들에 대한 보상 문제 등은 아이카와 데쓰로 사장이 주도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아이카와 사장 역시 이번 연비 실험 조작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 그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경영 책임에 대해 “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이 되고 대책이 마련됐다고 판단되면 그때 거취를 결정할 뜻을 시사했다.
한편,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26일 미쓰비시가 제출한 사내 조사 보고서에 대해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며 다음달 11일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토교통성은 미쓰비시의 보고서를 기다리지 않고, 연비 자료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경차 4차종에 대해 내달 직접 연비 실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국가가 직접 주행 시험을 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국토교통성은 주행 시험 후 실제 연비를 측정, 친환경차 감세 인증 검토 절차를 진행해 미쓰비시로하여금 고객 보상을 서두르도록 촉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