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건 짜낸 현대중공업 10분기만에 흑자 전환…"인건비 더 줄인다"

입력 2016-04-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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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왼쪽 두 번째) 현대중공업 사장과 백형록(왼쪽 세 번째)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지난 1월 울산 동구 해양조립1공장과 해양플랜트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현대중공업이 10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반면 회사측은 담화문을 통해 향후 인건비를 더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현대중공업은 26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32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결기준 매출은 10조2728억원, 당기순이익은 24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 줄어들었고 전분기 대비 7.8% 감소했다. 매출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익을 낸 만큼 올 1분기 실적 역시 불황형 흑자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지난해 해양플랜트 적자 등을 대거 털어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부문은 저가 수주물량이 거의 해소됐고 해양, 플랜트 부문은 흑자 전환은 못 했지만 공정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결기준으로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전체적인 실적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10분기만에 흑자전환 성공 이후에도 긴축재정은 지속된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관련 5개 계열사 대표들이 긴급 담화문을 통해 "전 임직원이 비용 절감 등 고통 분담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인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현대미포조선 강환구 대표이사, 현대삼호중공업 윤문균 대표이사, 힘스 김재훈 대표이사, 현대E&T 이홍기 대표이사 등 5명의 대표는 담화문을 통해 전 임직원들에게 회사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극심한 수주난으로 인해 앞으로 다가올 일감 부족에 대한 우려, 비용 절감 방안 등을 설명했다.

담화문에서 계열사 대표들은 "올해 선박 수주는 5척밖에 못했고 해양플랜트 역시 2014년 11월 이후 수주를 못했다"면서 "일감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도크가 비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일감확보를 위해 중국 조선소와 경쟁해야 하며 가격, 품질, 납기 등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우리 일자리는 없어질 수 있다"며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5개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휴일 근무와 연장근로를 폐지하기로 했다. 안식월 휴가 및 연월차는 비용 대신 모두 휴가를 사용하도록 당부했다.

5개사 대표들은 담화문에서 "5월 1일부터 주말과 공휴일 등 휴일근무 폐지, 향후 고정 연장근로 폐지, 안식월 휴가, 샌드위치 휴가 등을 통한 연월차 촉진 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사 대표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이 글을 드리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회사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사가 정상궤도로 회복되면 고통 분담에 동참하신 임직원분들께 보상을 하겠다"며 회사 정상화에 협력과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담화문에는 인력 감축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조직, 인력, 관행 등 모든 것을 변화된 경영환경에 맞도록 원점에서 재검토해 시행하겠다"는 내용만 포함됐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전날 현대중공업과 관련해 "수주회복 시그널 기다려야 한다. 1분기 흑자전환은 긍정적이지만 수주회복 없이는 주가반등도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산업구조조정으로 설비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도 있으나,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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