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수장들 면담 성사…신보, 기보, 캠코, 주금공 거부해
금융권 노사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파열음을 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면담할 계획이었으나 불발됐다.
이날 만남을 위해 부산으로 내려간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 일행은 모처에서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는 지난 12일부터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이하 사용자협의회)에서 탈퇴한 7개 금융공공기관을 방문해 기관장들과 릴레이 면담을 진행해왔다. 첫날에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났고, 지난 15일과 18일에는 각각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을 만났다.
금융노조 측은 이번 면담을 통해 금융공공기관이 최근 사용자협의회에서 탈퇴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이른 시일 내에 복귀해 교섭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국책은행 수장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의 필요성을 당부하는 등 원론적인 수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측은 기업은행 이어 이틀간 지방에 있는 금융공공기관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기관장들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 오후 신보 측이 서근우 이사장과의 면담 일정을 갑자기 취소했다”면서 “캠코, 주금공, 기보 등 부산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신보와 캠코는 각각 기관장의 업무실 근처를 봉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들 금융공공기관은 기관장들이 외부 일정이 있는 상태에서 금융노조 측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잡아 만남이 성사되지 못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금융노조 측의 면담 요청을 받았으나, 기관장 일정상 불가능하다고 사전에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 측은 이들 금융공공기관장이 면담을 거부한 것은 금융위원회의 압력이 작용한 탓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입김이 있지 않고서야 4개의 금융공공기관이 모두 일정을 취소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편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30일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새로운 협상 방식을 모색하겠다며 사용자협의회에서 탈퇴했다.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는 교섭 대표단 구성, 교섭 방식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