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운송업체 유코카래리어스에서 빠진 물량 흡수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들어 현대ㆍ기아차 수출 물량을 50% 이상 확보했다. 2017년 12월 31일까지 1조4000억원대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이는 앞서 현대ㆍ기아차의 자동차 운송을 담당했던 유코카캐리어스에서 빠진 물량이 현대글로비스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유코카캐리어스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해상으로 수출하는 물량의 최소 60%를 담당하도록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현대ㆍ기아차와의 운송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일감 보증 의무가 풀린 현대차그룹의 물량이 현대글로비스로 대폭 이전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2002년 스웨덴 발레니우스와 노르웨이 빌헬름센, 현대ㆍ기아차 등이 현대상선 자동차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설립한 해운사다. 지분은 발레니우스와 빌헬름센이 각각 40%, 현대ㆍ기아차가 20%를 보유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설립 초기 현대ㆍ기아차의 운송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했으나 해가 가면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2년 현대ㆍ기아차에서 받은 물량으로 인한 매출이 9856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7736억원으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유코카캐리어스가 현대ㆍ기아차와 체결하는 거래 매출액의 감소 폭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정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30% 미만으로 낮춰 현대ㆍ기아차가 현대글로비스에 일감을 몰아주더라도 정부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 상승은 궁극적으로 정 부회장의 후계 승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시너지 창출이라는 표면적 이유를 내세워 현대글로비스에 일감을 적극 몰아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로 도마에 올랐던 현대글로비스는 김경배 사장이 정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만큼 현대차그룹을 승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