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AI 비서] “뉴욕 출장 갈 건데” 얘기하자 호텔 예약하는 ‘AI 비서’

입력 2016-04-0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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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채팅봇 ‘테이’로 대화형 플랫폼 시도… 시리ㆍ나우ㆍM 각축전 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영국 런던에서 한 고객이 애플 아이폰으로 음성인식 비서 ‘시리’를 쓰고 있다(오른쪽 위).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능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 에코(가운데). 블룸버그?AP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지능(AI) 채팅봇 ‘테이(Tay)’가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테이는 트위터와 인스터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들의 대화를 바탕으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고안됐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의도적으로 온갖 인종차별주의적이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주입시킨 끝에 테이가 결국 오염됐다. MS는 결국 서비스 시작 하루 만에 테이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MS가 단순히 소셜미디어 상에서 화제성으로 테이를 선보인 것이 아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일(현지시간) MS는 윈도의 뒤를 이을 차세대 운영체제(OS)로 AI 기반의 대화형 플랫폼 구축을 노리고 있으며 테이는 그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지난달 3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 2016’ 기조연설에서 윈도를 대체할 수 있는 다음 기둥으로 ‘플랫폼으로서의 대화’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그는 당시 “지난해 출시된 윈도10 사용 기기 수가 2억7000만대를 넘어섰으며 올 여름 무료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는 상투적인 설명으로 연설을 시작했으나 후반부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대화를 하면서 작업을 진행하는 ‘봇 (Bot)’ 개념에 초점을 맞췄다. 즉 AI가 보다 능동적으로 편리하게 인간의 비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MS는 채팅봇 이외 스마트폰에서 음성인식 개인 비서인 ‘코타나(Cortana)’를 제공하고 있다. 코타나는 윈도10은 물론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등 다양한 OS에서 쓸 수 있다.

나델라 CEO는 연설에서 코타나에 지시해 과거에 보낸 이메일을 찾거나 피자 주문을 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MS가 지난 2011년 인수한 인터넷 전화서비스 스카이프와 코타나를 결합한 데모버전도 선보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스카이프로 출장이나 여행을 얘기하면 코타나가 이를 알아채고 호텔 사이트 등을 추천하거나 사용자가 직접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컴퓨터가 인간 비서처럼 자연스럽게 일정 확인 및 예약 등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같은 일을 처리하려면 메일 앱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일정 관리 앱에 이를 기재하고 나서 다시 호텔 사이트에 찾아가 예약하는 등 복잡한 과정 속에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러나 스마트폰 내 코타나가 인간 비서처럼 이런 복잡한 일을 처리하고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애플의 ‘시리’와 구글 ‘나우’ 등 다른 음성인식 서비스도 궁극적으로는 AI 비서를 지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계도 현재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를 넘어 AI와 사람의 연결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은 지난해 8월 시리와 코타나 대항마인 ‘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M을 통해 사용자들은 메신저 앱에서 바로 레스토랑을 예약하거나 생일 선물을 고를 수 있다.

네이버 산하 메시징 앱 라인도 앱 내 대화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조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택배업체 앱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라인 앱 안에서 부재 중 알림을 받거나 택배를 의뢰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세계 최대 인터넷 소매업체 아마존도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Alexa)’를 서비스 중이다.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echo)와 파이어TV 등 여러 기기에서 사용자는 알렉사를 통해 기기를 조작하거나 일기예보, 뉴스 등을 들을 수 있다.

시리 등 음성 비서 기능은 여전히 인터넷상의 자료 검색이나 스마트폰 조작 등 용도가 제한적이지만 MS의 시도처럼 대화형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면 다양한 개발자가 비서 서비스를 제공해 실질적인 AI 비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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