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전성시대] 심기 불편해진 미국...기술 빼앗길라 中 자본 잇단 퇴짜

입력 2016-04-0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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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차이나머니의 전방위적인 공습이 가속화하자 미국 당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기술 유출과 국가 안보를 우려하며 중국기업과 자국기업의 인수·합병(M&A) 거부하는 사례나 당국을 의식해 중국 자본의 제안을 퇴짜 놓는 미국 기업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발표된 중국과 미국기업의 M&A 규모는 405억 달러(약 46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2배가 늘어난 규모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레전더리를 비롯해 시카고증권거래소까지 쇼핑목록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양사 합병 발표안에 근거한 것으로 미국 당국의 판단에 따라 좌초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통상 자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M&A를 비롯해 국익과 직결되는 외국기업의 투자에 대해 재무부 산하기구인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심의를 거쳐 허가를 내준다.

지난 1월 CFIUS는 중국 컨소시엄의 필립스 LED 조명 자회사 루미레즈 인수를 “예측 불가능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2월에는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반도체업체 웨스턴디지털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CFIUS가 인수에 퇴짜를 놓을 조짐을 보이자 칭화유니 측이 M&A를 합의를 철회했다. 이로써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업체 샌디스크까지 우회 인수하려던 중국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같은 달 미국 반도체업체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가 더 유리한 조건을 내건 중국 자본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미국 경쟁사인 온세미컨덕터의 손을 잡은 이유도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중국기업의 최대 M&A로 주목받은 중국화공집단공사(켐차이나, CNCC)의 스위스 종자·농약업체 신젠타 인수도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휩싸였다. 지난달 2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상원의원들이 이례적으로 농무부에 국가안보심사를 요청하며 M&A 저지 행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양사 합병이 최종 마무리되면 합병회사는 10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종자·농약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자국의 식량 안보가 중국에 넘어갈 것을 우려한 미국 정치권이 양사의 M&A에 직접 태클 걸기에 나선 것이다.

월가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자산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들도 미국이 M&A 승인을 받기 쉬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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