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환익의 전력투구'… 한전의 혁신史를 논하다

입력 2016-04-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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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3년이 넘는 임기 동안 한전을 변화시킨 경험을 녹여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 한국 에너지 사업의 미래 등을 담아낸 ‘조환익의 전력투구(電力投球)’를 펴냈다. (뉴시스)

“나는 패전처리 투수였을까, 구원 투수였을까?”

한국전력공사(한전)를 이끌어온 조환익 사장이 ‘조환익의 전력투구(電力投球)’를 펴냈다. 조 사장은 3년이 넘는 임기 동안 한전을 변화시킨 경험을 녹여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 한국 에너지 사업의 미래 등을 책에 담았다. 책 제목부터 '전력(全力)'을 '전력(電力)'으로 재치있게 표현한 조 사장은 짐짓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스포츠에 비유하며 유머가 묻어있는 문체로 풀어냈다.

조환익 사장은 여러 가지로 묘한 시기였던 2012년 겨울, 한전 사장으로 취임했다. 118년 역사를 지닌 한전은 거대한 적자와 누적된 부채 더미 속에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2011년 발생한 순환 정전으로 ‘전력 공급과 품질은 우리가 세계 최고’라는 한전의 자부심마저 꺾였다. 2011년, 2012년 두 차례에 걸친 소액주주들의 수조원 규모의 소송 역시 한전의 위기를 불러왔다. 조직 내부의 직원 간, 노사 간 불신과 패배의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였다.

야구의 9회 말, 도무지 승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환익 사장은 전세를 역전시켜 승리투수의 요건을 갖추고 한전 사장을 연임하게 됐다. 패배를 직감하고 점수나 더 내주지 말라는 ‘패전처리 투수’가 아닌 점수를 지켜내고, 역전승마저 노릴 수 있는 ‘구원 투수’로서 한전을 구했다. 그는 무역·통상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을 뿐 에너지 분야에 특별한 조예나 전문성이 없었지만, 한전 사령탑에 올라 변화를 이끌었다.

한전 사장 취임식에서 조 사장은 “나는 한전을 사랑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구성원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어 ‘어게인(Again) KEPCO’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전력난 극복, 밀양 송전선로 매각,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등을 해결하고 2013년 대구 세계에너지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3년 흑자 전환한 한전은 지난해 11조3467억32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혁신에 성공한 조 사장은 ‘에너지 혁명이라고 일컬을 만한 빅리그가 다가오고 있다’고 예고하며 ‘다가올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단단히 점검하고 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가 한국의 빅리그 진입을 위해 제시한 키워드는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지능형 원격검침 인프라(AMI) △에너지저장장치(ESS) △마이크로그리드(MG)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등이다.

그는 ‘한국은 ICT 분야, 전력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두 산업 부문이 융·복합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면 가공할 만한 시장 지배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한전은 나주 빛가람 에너지벨리 조성에 공을 들이며 에너지 신사업의 포석을 다지고 있다. 105개 기업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한전은 올해 유치 목표를 160개로 상향 조정했다. 장기적으로는 2020년까지 500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노을 지는 저물녘,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볼을 던져야 하고 관중석에서는 그 동작 하나하나를 끝까지 지켜보는 냉철한 눈길과 소리 없는 함성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모든 숙명에 겸손해지고 일구일구에 정성을 다해 전력투구할 따름이다.”

암 치료를 받은 뒤에도 중국, 일본, 미국, 인도 등에 눈을 돌리며 한국 에너지 신사업의 미래를 살피고 있는 그다.

▲조환익의 전력투구(電力投球)/조환익/알에이치코리아/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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