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D램 시대'를 열었다. 점진적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D램 시장에서 첨단기술을 앞세워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2월부터 세계 최소 크기의 10나노급(1나노 : 10억분의 1미터) 8Gb(기가비트) DDR4(Double Data Rate 4) D램을 양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제품에는 '초고집적 설계 기술'과 '사중 포토 노광 기술(Quadruple Patterning Technique)', '초균일 유전막 형성 기술' 등 3가지 혁신 기술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도입 없이도 10나노급 D램을 양산해 프리미엄 제품의 제조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초고집적 설계 기술'은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반도체 설계 기술이다. 이를 통해 20나노 8Gb DDR4 D램보다 생산성을 30% 이상 높였다.
또 10나노급(1x) 8Gb DDR4 D램은 초고속·초절전 설계 기술을 적용, 기존 20나노 대비 동작속도가 30% 이상 빠른 3200Mbps를 구현할 수 있다. 동작 상태에 따라 소비전력을 10%~20% 절감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양산에 적용한 '사중 포토 노광 기술'을 업계 최초로 D램에도 구현했다.
사중 포토 노광기술(QPT·Quadruple Patterning Technique)이란 초고집적으로 셀을 만들기 위해 한 번의 포토공정으로 초미세 패턴을 4배 많이 형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D램의 공정 한계를 '사중 포토 노광 기술'을 통해 극복해 차세대 10나노급(1y) D램도 적기에 양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D램은 초미세 커패시터에 충분한 양의 전하를 저장하기 위해 '초균일 원자 유전막 형성 기술'이 필요하다.
10나노급 D램은 커패시터의 유전막을 옹스트롬(10분의 1나노) 단위의 초박형 원자 물질로 균일하게 형성해 더욱 높은 속도에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우수한 셀 특성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용량과 성능을 동시에 높인 10나노급 모바일 D램도 양산해 PC, 서버 시장에 이어 초고해상도 스마트폰 시장도 지속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시도는 점진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D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술력이 평준화되어가는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D램 익스체인지에 최근 3년새 PC용 D램과 낸드플레시의 가격은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PC용 D램(DDR 4GB 기준)은 2013년 3월, 낸드플래시(64GB 기준)는 2013년 11월이 가격의 정점을 보이고 있다.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져온 상황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영현 사장은 "10나노급 D램은 글로벌 IT 고객들에게 최고 효율의 시스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차세대 초고용량 초절전 모바일 D램 출시를 통해 모바일 시장 선도 기업들이 더욱 혁신적인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글로벌 소비자의 사용 편리성을 대폭 향상하는데 이바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PC용 4GB(기가바이트) DDR4 모듈을 시작으로 엔터프라이즈 서버용 128GB 모듈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초고용량 모바일 D램의 높은 수요 증가세에 맞춰 10나노급 생산 비중을 지속해서 확대해 프리미엄 D램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