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 후 처음 나선 대회에서 승리했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감각보다는 정확한 수읽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해졌다"며 달라진 심경을 밝혔다.
이세돌 9단은 3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8강전에서 김지석 9단에게 17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초반 우하귀에서 패를 만들며 전단을 구한 이후 리드를 잡으면서 완승했다. 이로써 이세돌 9단은 맥심배 4강에 진출했다. 국내 랭킹 5위 김지석 9단 상대 전적도 14승 9패로 벌렸다.
맥심배 4강은 이세돌 9단-박영훈 9단, 강동윤 9단-목진석 9단의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이 대회에서 이미 네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세돌 9단은 다섯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이세돌 9단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알파고와 벌인 5번기에서 1승 4패를 기록하고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처음으로 바둑 대회에 나섰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대국도 바둑이고, 오늘도 바둑이라 다르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알파고와 대결한 이후 감각보다 정확한 수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며 "팬들의 격려와 응원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맥심배는 우승상금 5000만원이 걸려 있으며, 제한시간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3회씩 제공하는 속기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