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항공 납치범, 인질 승객 풀어주며 기념 촬영… 왜?

입력 2016-03-30 10:10수정 2016-03-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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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항공 MS181편을 공중 납치한 납치범 엘딘 무스타파(왼쪽)가 키프로스 공항 비상착륙 이후 영국인 승객 벤 이니스(오른쪽)와 기념촬영까지 하는 여유를 부렸다. 그가 협박을 위해 허리에 찬 폭탄(원 안)은 가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벤 이니스 SNS)

이집트항공 여객기를 공중 납치한 범인이 비상착륙 이후 영국인 승객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여유를 부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범과 나란히 사진을 찍은 승객은 SNS를 통해 이를 '심하게 자랑(bragged)'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를 포함한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항공 여객기를 공중 납치한 엘딘 무스타파는 키프로스 공항에 비상착륙해 1차 승객을 풀어준 이후, 남아있는 영국인 남성이 제안한 사진 촬영을 허락했다.

SNS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는 납치범 무스타파와 영국인 승객이 나란히 서 있었다. 사진 속 무스타파는 여객기 출입문 앞에 무표정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는 가짜로 밝혀진 폭탄을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그와 나란히 함께 선 영국 승객은 벤 이니스(Ben Innes)로 알려졌다. 벤은 안경을 머리 위에 얹고 심지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진은 벤의 셀프촬영이 아닌, 또 다른 승객 누군가가 대신 촬영해준 사진으로 관측된다.

(AP/뉴시스)

승객과 승무원 81명이 탄 이집트항공 에어버스 A320 여객기 MS181편에는 미국인 10명과 영국인 8명, 시리아인 1명 등이 탑승해 있었다고 이집트 언론은 전했다. 나머지 탑승객 대부분은 모두 이집트인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범은 라르나카 공항에 도착한 뒤에는 외국인 승객 3명과 승무원 4명 등 7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자들은 모두 풀어주고 이집트, 키프로스 당국과 협상을 벌였다.

촬영된 사진이 전송된 시간이 영국시각 오후 1시 28분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의 사진은 탑승자 대부분을 풀어준 이후 촬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납치범 무스타파는 키프로스 공항에 비상착륙한 이후 협상 과정에서 여유를 부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납치범은 외국인 승객을 인질로 잡고 키프로스에 망명 등을 요청하며 협상을 벌이다 사건 발생 약 5시간 뒤 체포됐다. 승객과 승무원은 모두 무사히 풀려났으며 이 납치범이 입은 조끼는 "가짜 폭탄 벨트"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번 여객기 납치가 테러리즘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니코스 크리스둘리데스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오후 2시 41분 공식입장을 통해 "모든 게 끝났다"고 발표했다.

▲승객과 승무원 등 62명을 태운 이집트항공 MA181편(사진 위)이 공중 납치됐다. 여객기는 애초 예정된 카이로와 반대인 키프로스 라르나카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상태다. (출처=플라이트어웨어 / 제트포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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