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치권·시민운동 관계자 1000여 명 모여 사임 촉구
말레이시아에서 나집 라작 현 총리의 퇴진을 위해 정치권과 시민운동가들이 총집결했다. 특히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가 나집 퇴진 운동을 이끌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마하티르 전 총리의 주도 하에 정치권과 시민운동 관계자 1000여 명이 모였다. 저명한 반체제 인사는 물론 집권 여당인 통일말레이시아국민조직(UMNO) 소속 정치인들도 나집의 사임을 위해 자리를 함께 했다고 WSJ는 전했다.
심지어 이 자리에 모인 인사 중 일부는 오랫동안 마하티르를 비판하는 등 반대편에 있었다. 그러나 참석자 모두 나집의 퇴진을 위해 단결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청중 앞에서 “나집을 총리로 밀었던 것을 후회한다”며 “나는 그가 자신의 아버지처럼 될 줄 알았으나 불행히도 그는 다소 달랐다”고 말했다. 나집의 아버지는 말레이시아 2대 총리였던 고(故) 압둘 라자크다.
나집은 자신이 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있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와 관련된 부패 스캔들로 퇴진 위기에 몰렸다. WSJ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독립 감사기구가 IMDB와 관련 기업들로부터 나집의 계좌에 7억 달러(약 82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불법 송금된 사실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나집은 자신이 불법 행위나 개인적 이득을 위해 돈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법무장관도 이들 자금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개인적으로 들어온 기부금이며 대부분 반환됐다고 나지브를 옹호했다.
그러나 마하티르 등은 나집 퇴진을 촉구하는 운동을 ‘말레이시아를 구하자(Save Malaysia)’로 자칭하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하티르는 “지금까지 10만명 이상이 이 운동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집 퇴진을 위해 UMNO에서도 탈당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