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가 뿌리뽑은 드라마 병폐 3가지는? [배국남의 눈]

입력 2016-03-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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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주연 송혜교는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인해 충분한 연습을 한 뒤 연기에 임할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KBS 수목 미니시리즈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 한류를 재도약하게 한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에서 고질적으로 드러나는 3가지 병폐를 없앤 드라마적 의미도 갖고 있다.

인터넷과 방송 영상 사전 심의제를 실시하고 있는 중국 시장 때문에 사전제작 된 ‘태양의 후예’는 60년 한국 드라마 역사에서 자주 드러나는 고질적 병폐를 뿌리 뽑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1956년 HLKZ-TV의 ‘천국의 문’으로 드라마 첫 선을 보이고 1961년 KBS TV가 개국하면서 ‘나도 인간이 되련다’로 한국 드라마의 본격적인 장을 연 이후 한국 드라마는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장르로 자리 잡으며 수많은 드라마가 시청자와 만났다. 또한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김수현 작가의 ‘사랑이 뭐길래’ 등으로 한류를 일으키며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 진출의 선도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 시장 규모는 커지고 국제적 위상은 높아졌지만 제작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방송사, 제작사들이 열악한 제작환경을 여러 가지 이유로 개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병폐가 근절되지 않고 한국 드라마의 질은 추락했다.

‘태양의 후예’는 먼저 한국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인 시청률에 따른 늘리기와 줄이기라는 고질적 병폐가 없다. 최근 끝난 KBS 월화 드라마 ‘무림학교’에서 보듯 시청률이 저조하면 기획했던 방송횟수를 채우지 않고 조기 종영하고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는 막장 드라마라도 시청률이 높으면 마냥 방송횟수를 늘리는 시청률에 따른 고무줄 편성의 폐해가 ‘태양의 후예’에선 나타나지 않는다. 16부로 사전제작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쪽대본으로 대변되는 당일치기식 제작 병폐가 ‘태양의 후예’에는 없다. 한국 드라마는 방송전 3~4회 완성을 한 뒤 방송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송을 하면서 제작을 진행하기 때문에 쪽대본이 남발되고 이로 인해 배우들의 연기부실 등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중견 연기자 이순재는 “쪽대본은 말이 되지 않는다. 연기자가 극의 흐름을 알고 상대배우와의 연기도 맞춰서 많은 연습을 한 다음 드라마 촬영에 임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드라마의 질이 떨어지고 연기 못하는 배우들이 많아지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송혜교는 “다른 드라마와 달리 ‘태양의 후예’는 여유를 갖고 준비하고 완성된 극본으로 충분히 연습을 한 다음 연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는 열악한 제작환경으로 자주 발생하는 방송사고의 병폐가 없다. 당일치기식 제작환경으로 인해 제작진과 주연 한예슬의 갈등으로 인해 촬영을 못해 결방사고가 발생한 ‘스파이 명월’처럼 연기자가 아프거나 부상을 당할 경우 드라마가 결방되는 방송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급하게 제작해 방송하다보니 드라마 방송도중 화면이나 음향 사고가 빈발한다. ‘태양의 후예’에는 당일치기식 제작관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방송사고가 없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전제작을 했기 때문이다.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들은 ‘태양의 후예’가 방송사고 등 고질적 병폐가 근절되지 않은 한국 드라마의 후진적인 제작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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