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유니 “반도체 사업에 300억 달러 투자”…XMC, 중국 첫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공장 착공
중국이 ‘반도체 굴기(반도체산업의 부상)’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삼성전자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자오웨이궈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사업에 300억 달러(약 35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첫 글로벌 반도체기업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메모리칩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회장은 올해 말까지 최대 150억 달러를 조달해 기업 인수·합병(M&A)과 생산능력 확대에 쓸 계획이다.
메모리칩은 휴대폰과 컴퓨터 등에 널리 쓰이며 삼성과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오 회장은 “칭화유니그룹이 클라우드 컴퓨터와 모바일, 반도체 등 여러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21억 달러의 매출과 2억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며 “우리가 반도체 사업 규모를 키우면 200억 달러 매출 창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보고 외국 기술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베이징대와 더불어 중국 최고 명문 국립대인 칭화대가 1988년 설립한 기업이다. 지난 2010년 민영화 과정에서 자오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가 칭화유니그룹의 2대 주주가 됐다. 자오 회장은 그 이후 공격적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업체 스프레드트럼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잇따라 사들여 중국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으로 도약했고 지난해 3월 휴렛팩커드(HP)의 중국 서버·네트워크 사업부를 인수했다. 미국 정부의 반대로 실패했지만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인수도 시도했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중국 국영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XMC가 240억 달러를 들여 중국 소유의 첫 플래시메모리칩 공장을 세운다고 전했다. XMC는 지난 21일 허베이성 우한에서 신공장 첫 삽을 떴다.
XMC는 지난해 미국 스팬션과 손잡고 공동으로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기로 했다. 신공장은 차세대 플래시메모리로 꼽히는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삼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3차원으로 회로를 쌓는 신개념의 3D 낸드플래시를 선보였다. 이후 전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이 제품 양산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XMC는 신공장은 오는 2017년 첫 생산이 이뤄지며 세 단계로 지어진다고 밝혔다. 첫 번째 공장은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초점을 맞추고 두 번째 공장은 컴퓨터 등에 쓰이는 D램칩을 생산한다. 세 번째 공장은 부품 공급업체들을 위한 것이다.
일본 도시바는 미국 샌디스크와 공동으로 7000억 엔 규모의 3D 낸드플래시 공장을 세우기로 하는 등 앞으로 이 분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