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회전율 9년만에 최저…기업도 개인도 '곡간' 채운다

입력 2016-03-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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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회전율이 9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예금 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평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은행에 맡긴 돈을 인출해 사용한 횟수가 줄었다는 의미다. (뉴시스)

예금 회전율이 9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이나 개인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에서 당좌예금과 보통예금, 별단예금, 가계종합예금 등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올해 1월 현재 21.2회로 집계됐다. 작년 12월(24.6회)보다 3.4회 적고 2007년 2월(21.0회) 이후 무려 8년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예금 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평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은행에 맡긴 돈을 인출해 사용한 횟수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난해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평균 24.3회로 2006년(23.6회)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010년 34.8회였던 회전율은 2011년 34.2회, 2012년 32.7회, 2013년 28.9회, 2014년 26.7회에 이어 5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이 낮은 것은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의 유동성은 풍부해졌지만, 불확실한 경기 상황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예금 회전율이 9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이유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금융시장과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현금을 재투자하지 못하고 쌓아두는 상황은 기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장기업의 현금배당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15 사업연도 실적에 대한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법인(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합계)은 746개사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694개사보다 7.5% 늘었다.

현금배당 총액은 17조9059억원으로, 1년 전(13조9745억원)보다 28.1% 증가했다.

작년도 현금배당이 급증한 것은 정부가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도입하는 등 기업들을 상대로 돈풀기를 독려하는 정책을 편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얻은 당기 수익 중 배당이나 투자, 임금 증가에 쓰지 않은 돈에 과세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입장에선 벌어들인 돈을 배당 등으로 풀지 않고 유보금으로 쌓아 둘 경우 세금을 더 내게 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배당이나 투자 등을 늘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리가 매우 낮아 가계나 기업이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요구불예금 회전율과 통화승수 등 여러 지표를 보면 통화정책의 효과가 과거보다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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