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 산하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전기자동차 업계의 선두 격인 테슬라모터스를 따라잡고자 혈안이다. 그러나 완전 전기차 투입을 앞두고 기간 부품인 배터리 업체 선정에 부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포르쉐는 지난해 12월 10억 유로(약 1조3512억원)를 투자해 자사 최초의 100% 배터리식 스포츠카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포르쉐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고성능 배터리식 스포츠카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흥분했다. 포르쉐의 최초의 배터리식 스포츠카 ‘미션 E’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될 당시에도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주 올리버 브루메 최고경영자(CEO)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배터리 업체 결정을 위한 최종 단계에 있다”고 말해 100% 배터리식 스포츠카 개발이 완성 단계에 왔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현재 포르쉐의 고민은 배터리 공급 업체 선정이다. 이날 협상이 비공개인 것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포르쉐는 일본 파나소닉과 독일 보쉬가 제안한 장거리용 배터리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파나소닉 쪽이 유리하지만 선뜻 파나소닉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파나소닉이 포르쉐가 경쟁 업체로 꼽고 있는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올해 초에는 테슬라가 미국 네바다 주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의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에 16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제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르쉐는 비용을 포기하고 거리상으로 유리한 보쉬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포르쉐와 보쉬는 모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본사가 있기 때문에 파나소닉 만큼 물류가 복잡하지 않다.
테슬라가 보쉬의 배터리를 선정할 경우, 전기차 시장에선 테슬라와 파나소닉, 포르쉐와 보쉬 진영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