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세돌, 알파고에 '충격의 2연패'…알파고 '불계승'

입력 2016-03-10 17:34수정 2016-03-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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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 (뉴시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국에서 2연패를 당했다.

이세돌 9단은 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알파고와 치른 제2국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 2연패를 당했다.

지난 9일 열린 알파고와 첫 대국에서 186수 만에 불계승을 내준 이세돌 9단은 얼굴에 웃음기를 지우고 백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1국과 달리 알파고가 먼저 변칙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흑으로 시작한 알파고는 5초 만에 우상귀 화점에 돌을 놨다. 백을 잡은 이세돌이 화점에 두자 알파고는 1분30여초 만에 좌상귀 소목에 3수째를 뒀다.

현대 바둑에서 양 화점 포석은 실리와 세력의 균형을 맞춘 수. 알파고는 지난해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 5번의 대국과 전날 이세돌 9단과 첫 대국에서도 모두 양 화점을 차지하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은 실리를 추구하는 소목 포석으로 이세돌 9단을 공략했다.

이어 알파고는 13수째에 좋은 자리를 놔두고 상변에 의외의 수를 뒀다. 당황한 이세돌 9단은 5분간 생각한 끝에 좌변을 강화하며 받아쳤다. 알파고는 37수에 프로 바둑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우변 백돌에 입구 자로 어깨를 짚는 모습을 보였다. 받아칠 지점은 나름 당연한 자리였지만 계속된 한 수에 이세돌 9단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해설자들은 “이세돌 선수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라며 놀라워했다.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알파고의 37수에 대해 “프로들은 어떤 타이밍이 있다. 그 때 둬야 적기인 수가 있다. 그러나 이 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여러 차례 장고를 거듭한 이세돌 9단은 경기 중반이 지나자 시간에 쫓기게 됐다. 좌하변 전투에서 잠시 벗어난 이세돌 9단은 상단에 돌을 놨다. 그러나 알파고는 79수째를 좌변에 두며 국면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김성룡 9단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의 시간이 모자란 것을 보고 경기를 더 복잡하게 하기 위해 뒀을까”라며 “시간이 조금 남았을 때는 국면을 어렵게 전환시킨다면 대단하다. 이것은 이세돌 9단, 커제 9단의 주특기다”라고 놀라워했다.

80수가량 진행된 시점, 예상되는 집 싸움에서도 이세돌과 알파고의 우위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최대한 빡빡하게 계산했을 때 집 자체로만 보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수’라고 생각되는 알파고의 수가 연달아 나왔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최고의 수’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세돌 9단에게 주어진 시간이 21분가량 남은 시점 알파고의 날카로운 수가 나왔다. 결국 중앙 전투는 치열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침착하게 응수해 나가며 경기 시작 3시간 쯤 집 계산으로 해볼만한 상황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이세돌 9단은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알파고는 침착하게 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며 반격했다. 오히려 흔들린 이세돌은 좌상 중앙 다섯 점을 내주고 우상귀 흑집을 잘라들어갔다.

이세돌 9단이 초읽기를 앞두고 승부수를 걸었다. 1분 안팎으로 돌을 놓던 알파고는 장고하며 2분여 만에 다음 수를 뒀다. 알파고는 어려운 장면에서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초읽기에 들어간 이세돌 9단은 짧은 시간 안에 다음 수를 둬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두 번째 초읽기도 사용한 이세돌 9단은 큰 집차로 패할 위기에 몰렸다. 이때 알파고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며 이세돌 9단에게 기회가 왔다. 팽팽한 경기로 보였으나 알파고는 어느새 큰 집차로 우세를 점한 상태. 짧은 시간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실수에도 크게 역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경기를 크게 뒤집을 수를 찾지 못하고 결국 돌을 던졌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중국식 롤을 적용해 백을 집은 기사에게 7집 반을 제공하며 제한시간 2시간, 이후 1분 초읽기 3회 방식으로 진행된다. 상금은 100만 달러로 이세돌 9단이 패할 경우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한편,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 번째 대국은 12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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