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칼 아이칸] 유가 급락에 2년째 순손실… 쌓이는 빚에 ‘정크’ 위기설

입력 2016-03-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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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투자자’로 불리는 월가의 유명 투자자 칼 아이칸이 유가 급락 여파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아이칸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아이칸엔터프라이즈는 작년 4분기 11억 달러(1조33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4억7800만 달러)의 2배가 웃도는 순손실 규모다. 지난해 전체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9억2900만 달러를 기록, 전년(약 1억 달러)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이로써 아이칸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마이너스(-) 18%라는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에도 유가 하락 영향으로 -7.4%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사실상 2년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아이칸은 미국 체서피크에너지의 지분 11%를 보유해 이 회사의 최대 주주다. 또 다른 에너지업체 프리포트맥모란의 지분은 9% 보유하고 있다.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업체인 셰니에르의 지분도 14% 확보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들 업체가 유가 급락세로 부진을 면치 못하자 주요 주주인 아이칸엔터프라이즈의 실적도 추락한 것이다. 체서피크는 지난 1년 새 시가총액의 90%가 증발했고 프리포트는 200억 달러 규모의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셰니에르의 주가는 지난해 60% 추락했다.

그 사이 아이칸엔터프라이즈의 자금 사정도 악화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이 회사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억8200만 달러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1억 달러에 달했던 현금 규모가 10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든 것이다. 같은 기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총 부채 규모는 134억 달러에 달한다. 이중 내년 초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규모는 12억 달러다. 이에 S&P는 지난달 22일 아이칸엔터프라이즈의 신용등급이 향후 90일 내로 투기 등급인 이른바 ‘정크’ 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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