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개월 만의 최고치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주간 원유재고 통계를 앞두고 경계심이 증폭된 영향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40달러(3.69%) 내린 배럴당 36.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최고치인 37.90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한때 배럴당 38.39달러까지 올랐으나 눈앞의 이익을 실현한 매물이 나오고, 미국 원유 재고가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부담이 됐다. 런던 ICE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19달러 내려 배럴당 39.6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시장에선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 통계 발표를 앞두고 지난 주 미국 원유 재고가 8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쌓였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EIA가 9일 발표하는 주간 원유 재고에 대해 대부분의 시장조사업체가 원유 재고가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 속도는 둔화되고 있지만 수요 침체를 배경으로 공급 과잉이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확산됐다. 중국의 2월 무역 지표가 중국의 경기 침체를 나타내 향후 수요 침체를 의식한 매도세도 유입됐다.
EIA는 이날 정오께에 2월 단기 에너지 전망을 발표, 2016년과 2017년 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전월 대비 하향 조정하고 원유 재고 전망은 끌어 올렸다. 브렌트유와 WTI 현물 가격 전망도 하향조정했다.
에너지 관련 제품에 중점 투자하는 헤지펀드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상승 국면은 별 이유가 없다”며 “수급 펀더멘털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생산 수준 유지를 둘러싼 합의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