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자사 정유공장으로 보내
엑슨모빌이 미국 정부가 40년 만에 수출 재개를 허용한 이후 메이저 석유업체 중 처음으로 원유를 수출했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미국산 원유를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있는 자사 정유공장으로 보냈다. 유조선 마란사키타호가 지난달 초 텍사스 주 버먼트를 떠나 최근 이탈리아 아우구스타항에 도착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비톨그룹과 트라피규라(Trafigura) 등 독립 원유트레이딩업체들과 유럽 에너지기업들이 미국산 원유를 수출했다. 공급과잉이 심화한 가운데 엑슨모빌이 수출 경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엑슨모빌은 성명에서 “상업적 계약의 세부사항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이제 미국산 원유 수출은 우리가 때때로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사항이 됐다”고 밝혔다.
원유 트레이더들은 미국과 유럽의 유가 차이를 이용하고자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를 지중해에 있는 정유공장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WTI 공급과잉으로 미국의 원유재고는 최근 사상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는 미국 유가 벤치마크인 WTI 가격을 영국 런던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상대적으로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약 5억1800만 배럴로, 집계가 시작된 1930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지속됐던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트라피규라의 벤 룩콕 원유 담당 글로벌 대표는 “WTI를 유럽 정유공장으로 보내 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