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당국이 부동산 재벌 런즈창 화위안그룹 전 회장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계정을 돌연 폐쇄했다고 28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시진핑 정부를 비판한 글을 SNS에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날 “(런 전 회장의 계정이) 악영향을 끼질 불법적인 메시지를 확산시켰다”는 이유로 시나와 텐센트 플랫폼에서 런 전 회장의 웨이보 계정을 폐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인터넷 당국은 런 회장의 어떤 글을 불법적 메시지로 간주한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인터넷 사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이후 이번 폐쇄조치를 결정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CAC 대변인은 또한 한번 폐쇄된 계정의 이용자는 다른 ID로 재등록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런 회장의 SNS 계정을 영구 차단한 것이다.
최근 런 회장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국영 언론은 국민의 세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므로 공산당이 아닌 국민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면서 “납세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곳에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런 회장의 이 글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인민일보와 CCTV, 신화통신 등 중국 3대 언론사를 방문해 “공산당의 이익을 위해 일해 달라”고 당부한 직후 인터넷에 게재됐다.
지난 2014년 화위안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런 전 회장은 37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블로거다. 그는 평소 부동산, 소득 불평등 등과 관련한 문제에 과감한 발언으로 ‘런 대포’라는 별명을 얻었다.
SCMP는 중국 정부가 국민 개인의 비판을 글을 지우고 언론 통제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 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려를 낳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