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내가 싸구려로 보여? 샤오미 Mi5

입력 2016-02-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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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5(Mi5)를 공개했다. 최신 제품이니 당연한 얘기지만 역대 샤오미 스마트폰 중 가장 높은 성능이다. 스펙만 봤을 땐 갤럭시S7이나 G5와 나란히 두어도 민망하지 않을 정도다.

스냅드래곤 820에 4GB RAM(3GB RAM 모델도 있다), 5.1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3,000mAh 배터리,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이 주요 사양이다. 이 밖에도 퀵차지 3.0과 홈버튼 지문인식 센서, NFC, VoLTE, USB 타입-C를 지원한다.

실물을 보진 않았지만, 공개한 이미지 만으로 봤을 때 디자인은 거의 절정에 이른 것 같다. 특히 미5 프로 모델에 적용한 3D 세라믹 바디는 광택이나 분위기가 남다르다. 그립감을 위해 커브드 엣지를 적용한 후면은 우아한 곡선미를 자랑한다. 두께도 7.25mm로 슬림할 뿐 아니라, 무게도 아주 가볍다. 5.15인치 모델이 고작 129g밖에 되지 않으니까. 4.7인치 아이폰6s보다 14g 가벼운 놀라운 몸무게다.

디자인을 위해서인지 다른 제품보다 후면 카메라가 훨씬 구석에 위치했다. 덕분에 뒷모습도 예쁘긴 하다. 위치는 변방으로 밀려났지만 이래 봬도 카메라 성능엔 공을 많이 들였다.

1,600만 화소 소니 IMX298 센서를 탑재했는데 4축 OIS를 적용해 흔들림이 많은 촬영 환경에서 발군의 결과를 보여준다고. 실제로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를 양옆에 두고 미5의 흔들림 방지 기능을 비교해 보여주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만 보면 미5는 아이폰6s 플러스도 눌러버릴 놀라운 카메라 같지만 실제로 확인해 보기 전까진 모를 일이다.

그보다는 4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가 기대된다. 샤오미 제품은 셀카가 워낙 잘나오니까. 실시간 적용되는 뷰티모드는 밝고 화사한 피부톤으로 내 마음에 안정을 주겠지…

샤오미 미5는 세부 사양에 따라 3가지 버전으로 나뉘어 출시된다. 1.8GHz 프로세서에 RAM 3GB 내장메모리 32GB 모델은 1999위안(약 38만원), 2.15GHz 프로세서 RAM 3GB 내장메모리 64GB 모델은 2299위안(약 47만원)이다. 가장 고가 모델인 미5 프로는 2.15GHz 프로세서에 RAM 4GB, 내장메모리 128GB. 가격은 2699위안(약 51만원)이다. 훌륭한 사양이긴 한데 여태껏 샤오미 제품에 기대했던 가격을 생각하면 다소 재미없는 가격이다. 특히 현지 가격으로도 50만원 대를 넘겼다는 점이 “초심을 잃었다”라는 반응을 자아낸다. 이제 와 그간 등돌린 특허 사용료라도 지불하기로 마음먹은 것일까?

미5 프로 모델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무려 한화로 51만원 수준이다. 만약 국내에서 구입하려 한다면 60만원대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국내 사용자들에겐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가격이다. 스냅드래곤 820 하나만으로 밀기에는 불안 요소가 많다. 특히 그간 샤오미 제품이 수치적으로 보여지는 성능에 비해 실망스런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음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4,0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큰 소리 치던 홍미노트3만 해도 그 숫자만큼의 사용 시간을 보여주지 못 했으니까. 결국은 최적화 과정이 미숙했기 때문에 제품이 스펙만큼의 기운(?)을 발산하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오미 제품을 향한 국내 사용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부족한 부분을 기꺼이 용서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가격 덕분이었다(물론, 샤오미에게 까다롭고 숫자도 몇 안되는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 따위야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겠지만). 가격대가 40~50만원 수준이 됐다면 이제 삼성, LG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보여줘야 한다.

샤오미가 슬슬 본인들이 스스로 쌓은 벽을 넘으려 하는 모양이다. 2699위안의 미5는 여전히 섹시한 제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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