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샤프가 결국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의 손에 넘어갔다.
샤프가 일본 민관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의 제안을 뿌리치고 혼하이의 총 7000억 엔(약 7조7167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일본의 자존심이 대만에 팔리게 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샤프가 혼하이에 인수됐다고 보도했다. 샤프는 전날 정례 이사회를 열어 혼하이와 INCJ 양측의 인수 제안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해 25일 오전에 다시 임시 이사회를 열어 같은 안건을 논의했다. 이 결과 혼하이가 제시한 회생안을 수용하기로 결정, 혼하이 산하로 편입되게 됐다.
이사회는 다카하시 고조 사장 등 사측 4명, 외부에서 초빙한 인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13명이 오사카 본사와 도쿄 지사의 중간에서 간담회 형식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런 가운데 사외 이사를 중심으로 샤프를 혼하이에 매각하는 쪽으로 대세가 기울었고, 여기에 주거래 은행이 동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혼하이는 샤프에 7000억 엔 규모의 지원을 제안했다. 샤프는 이를 확실히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혼하이에 중도금으로 보증금 1000억 엔을 요구했고, 혼하이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혼하이의 경쟁 상대였던 INCJ는 샤프에 3000억 엔을 출자하고 성장자금으로 2000억 엔을 융자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INCJ가 최대 3500억 엔의 금융 지원을 요청한 주거래 은행들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