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의 테러 용의자 수용소 폐쇄 계획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성명을 낭독하고, “관타나모 수용소의 존재가 테러 조직의 권유나 홍보에 이용됨으로써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의회에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현재 91명의 테러 용의자가 있으며, 그 중 35명은 수개월 내에 다른 나라로 이송할 예정이다. 남아있는 용의자는 미국 본토의 최고 보안을 자랑하는 연방 교도소와 미군 시설로 이송할 계획이다.
관타나모 폐쇄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으로 임기 내 폐쇄가 목표다. 그러나 미국 본토로의 이송은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어 미국 정부는 의회에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나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공화당의 반대가 강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날 공화당 의회 지도부와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은 오바마 대통령의 관타나모 폐쇄 계획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부시 전 정권이 2002년에 설치, 한때는 800여명을 수용했다. 그러나 인권 단체 등이 고문과 열악한 환경을 비판하면서 미국 정부는 폐쇄를 검토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곳을 폐쇄하면 연간 85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