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칸, 에너지에 베팅했다가 ‘정크’ 등급 직면

입력 2016-02-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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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엔터프라이즈 현금보유액 1년새 10분의 1로 급감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 사진=블룸버그

‘행동주의 투자자’로 불리는 월가 유명 투자가 칼 아이칸이 유가 급락 여파에 위기를 맞게 됐다. 그가 운영하는 투자회사 아이칸엔터프라이즈의 현금 보유 자산이 1년 새 10분의 1로 급감하면서 회사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이른바 ‘정크’ 등급 위기에 내몰렸다고 22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아이칸엔터프라이즈의 신용등급이 향후 90일 내로 투기 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회사의 막대한 현금 손실을 지적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관련 투자의 부진이 아이칸의 회사에 직격탄이 된 것이다. S&P에 따르면 아이칸엔터프라이즈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억8200만 달러(약 2238억원)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1억 달러에 달했던 현금 규모가 10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든 것이다. 같은 기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총 부채 규모는 134억 달러에 달한다. 이중 내년 초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규모는 12억 달러다.

아이칸은 미국 체서피크에너지의 지분 11%를 보유해 이 회사의 최대 주주다. 또 다른 에너지업체 프리포트맥모란의 지분은 9%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유가 급락세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체서피크의 경우 지난 1년 새 시가총액의 90%가 증발했고 프리포트는 200억 달러 규모의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체서피크는 최근 파산설에 시달릴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회사는 파산설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이칸은 지분을 대거 사들인 프리포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회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광산과 에너지 사업부 매각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이칸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업체인 셰니에르의 지분을 14% 확보한 최대 주주다. 지난해 회사의 주가는 60% 추락했다.

물론 아이칸이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해 원유 등 원자재 투자 비중을 줄일 수는 있다. 이와 관련해 S&P 역시 아이칸이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를 헤지 수단을 통해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필요시 자신의 개인자산을 통해 회사를 구제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칸은 아이칸엔터프라이즈의 지분의 90%를 소유하고 있다.

한편, 아이칸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순자산 180억 달러로 세계 갑부 35위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올 들어서 20억 달러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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