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부 등 쿡방·DIY 열풍 '경기불황의 그림자'

입력 2016-02-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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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감소 여유시간 증가의 가계생산이론..자영업 위기초래도

‘냉장고를 부탁해’, ‘삼시세끼’, ‘헌집줄게 새집다오’

지난해부터 신드롬처럼 불기 시작한 소위 쿡방과 DIY(Do It Yourself)는 경기불황의 어두운 그림자라는 진단이 나왔다.

안상기 한국은행 시스템리스크팀 과장은 22일 ‘한은소식 2월호’에 기고한 ‘쿡방, DIY 그리고 가계생산이론’에서 최근 소비자들이 쿡방과 DIY에 열광하는 것을 ‘가계생산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이론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G. Becker 교수가 주장한 것으로 가계는 시간의 기회비용에 따라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가정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것이다. 즉, 실업과 은퇴 등으로 가계 소득은 감소한 반면 여유시간은 증가하면서 시장에서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하는 대신 가정 내 생산을 늘려 소비감소를 만회한다는 이론이다.

안 과장은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청년실업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비정규직 증가 등 분배 구조는 더욱 악화하는 등 향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가계 소득은 감소하는 반면 여유시간은 증가하면서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하락하고,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대신 직접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함으로써 더욱 저렴하게 소비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열풍이 아이러니하게도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쿡방과 DIY를 즐길수록 음식점, 인테리어, 카센터 등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1차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맞물려 증가하기 시작한 자영업자수는 2007년 정점을 기록한후 감소세다. 또 지난 10년간 생존율도 16.4%에 불과하다.

안 과장은 “더 심각한 것은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고령층 실업 증가와 비정규직을 양산해 우리 경제의 침체를 초래하는 악순환의 방아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맛집 여행도 다니고 인테리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집도 멋있게 꾸며 쿡방, DIY 열풍 그리고 가계생산이 잠잠해져야 우리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방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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