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부동산]‘아파트’ 낙찰가율 100% 속출…다음은 ‘토지’

입력 2016-02-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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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줄 모르는 경매시장, 이유있는 상승세…물건 감소·아파트 인기 힘입어

끝없이 오르는 전셋값에 세입자들의 비명이 들리는 반면 집값 상승은 멈칫하는 양상이다. 경매시장은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뜨겁다. 신기록 행진을 보였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숨을 고르고 있지만 저렴하게 부동산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여전히 경매시장을 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붙은 경매시장의 인기를 견인하는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2개의 키워드를 말한다. 바로 ‘물건감소’와 ‘아파트’다.

▲지난해 12월 서울서부지방법원을 가득 메운 경매 입찰자들. 사진제공 지지옥션

◇“경매물건이 없다보니 매물 하나 나오면 몰릴 수밖에 없어요” =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 전국에서 진행된 경매 건수가 총 15만2506건에 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 대비 25%가량 줄어든 수치다. 특히 진행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5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경매시장은 역대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12월 기준 낙찰 건수는 5만8967건으로 낙찰률은 38.7%에 달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이자 전년 대비 2.9%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 역시 2014년 대비 0.3명 증가한 4.3명을 기록해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낙찰가율은 71.6%를 기록, 2008년 72.0%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5년간 전국 평균 연도별 법원경매 낙찰가율이 70% 이상을 기록한 시점은 단 3번에 불과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 매물이 나오기 전에 매매가 되는 경우도 많아 물건이 없다보니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인기에 덩달아 경매시장도 ‘쑥쑥’ = 특히 경매가 가장 뜨거웠던 분야는 아파트, 즉 주거시설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 세입자가 매매수요자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구매하기 위한 수요자가 경매 주거시장에 대거 뛰어든 것이다. 투자 목적의 수요자 역시 저금리 기조로 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서 저렴한 값에 주택을 낙찰받아 월세를 받기 위해 경매시장 열풍에 합류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경매가 진행된 주거시설은 5만5520건이며 이 중 2만5467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45.9%로 지난 2007년 44.7%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으며 평균 낙찰가율도 86.0%를 기록해 2007년 86.2%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수치를 보인 주거시설 경매시장은 평균 응찰자 수가 6.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91.3%로 처음으로 90%를 돌파했다. 2년 만에 10%포인트나 상승했다. 아파트는 환매가 쉽고 리스크가 적은 데다 경매 초보도 접근할 수 있어 신규 진입자들의 진출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7.5명으로 주거시설 중 아파트에 쏠린 수요자의 관심을 입증했다. 특히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아파트 경매물건이 급속도로 줄어들어 일부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가 넘는 곳이 속속 등장했다.

실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전용면적 45.6㎡ 아파트는 2012년 3월 1억4699만원에 낙찰됐지만 지난해 8월 같은 면적의 아파트 낙찰가는 1억7136억원으로 16.6% 상승했다. 1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전용면적 171.5㎡는 3년 전에는 11억390만원에 낙찰됐지만 올해는 같은 면적 아파트에 12명이 경합을 벌이며 감정가를 훌쩍 넘긴 12억8500만원에 낙찰됐다. 논현동 두산위브 1단지 역시 8억7000만원이던 낙찰가격이 3년 새 9억8415만원으로 1억원 이상 비싸졌다.

◇올해 경매시장 눈여겨봐야 할 곳은? = 올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경매시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곳으로 전문가들은 토지 시장을 꼽았다. 역대 최고점을 찍은 주거 및 업무시설에 비해 아직 역대 최고점 대비 여유가 10%포인트 이상 남아 있어 상승여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동산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 토지 경매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71.8%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0.1명 증가한 2.6명을 기록했다. 주거시설과 업무시설 낙찰가율이 각각 1.2%포인트, 1.8%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수도권 낙찰가율은 64.3%로 지난해 12월(60.8%)보다 3.5%포인트, 작년 같은 기간(59.1%)보다는 5.2%포인트 각각 올랐다. 전국에서는 대구 낙찰가율이 134.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도가 119.3%로 2위에 오르며 여전히 투자 열풍이 일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선임연구원은 “귀농ㆍ귀촌 및 탈도시화 붐이 식지 않고 있고 지방혁신도시 및 공기업 이전 등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작년부터 지방 토지는 꾸준하게 상승세를 보였다”며 “대구나 제주, 울산, 광주 등 특정 광역시들의 주거시설 열기는 다소 수그러들고 있지만 토지 수요가 여전해 토지낙찰가율은 많이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 같은 경우 투자 열풍으로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낙찰만으로도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이점을 활용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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