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이 허락한 블루오션 '할랄'] 빗장 풀린 이란은 ‘기회의 땅’인가

입력 2016-02-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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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문화 충돌·종교 갈등 문제도

서방권의 대(對)이란 제재가 해제되면서 세계 각국 기업들이 이란에 중점을 두고 할랄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나 섣불리 진출하게 될 경우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란은 인구의 70%가 30대 이하 젊은층이라는 점을 감안, 앞으로 할랄식품 등의 잠재수요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빗장 풀린 이란의 할랄 시장은 아직 ‘절반의 기회’라는 평가다. 미국 정부가 아직 해제하지 않은 경제 제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기업이 이란에 진출하려면 해외 법인을 둔 자회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언제, 어떻게 이란 관련 제도가 변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극동문제연구소의 패트릭 클라슨은 “내가 기업을 한다면 내년에 (이란 관련) 제도가 또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 개방적인 미국 대중문화에 대한 이란 사람들의 ‘애증’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CNN머니는 미국 패스트푸드의 간판인 맥도날드가 아직 이란에 진출하지도 않았지만 이미 이 회사에 대한 이란 내 반응은 동경과 동시에 배척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생산·처리·유통 인증 기준이 엄격한 까닭에 할랄식품이 웰빙음식으로 인식되면서 비(非) 이슬람 국가에서도 할랄 식품을 내놓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절차의 할랄 푸드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면 오히려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서브웨이 피자익스프레스 등 서구기업들은 자국 내 할랄 수요를 잡기 위해 할랄식품을 내놓았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영국 KFC는 2009년 자국 내 할랄 수요를 잡고자 일부 지역에 할랄식품만을 취급하는 지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일부 영업점이 식재료가 다 떨어지자 100% 할랄 닭고기가 아닌 재료로 제품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회사는 즉각 사과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독일 유명 할인체인점 알리도 지난해 5월 돼지고기가 섞인 할랄스낵을 판매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된다. 맥도날드는 2011년 할랄치킨너겟을 선보였지만 2013년 판매를 중지했다. 할랄 방식으로 만든 제품이 아닌데 마치 할랄치킨너겟인 것처럼 거짓으로 광고해 제품을 팔고 있다며 70만 달러의 소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종교적 갈등 발생 시 할랄시장 진출 업체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된다.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의 일부 무슬림 종교단체는 스타벅스, 맥도날드, 네슬레, 코카콜라 등 서구기업에 대한 전국 단위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당시 맥도날드 일부 매장 앞에서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가자 지역을 공격하는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미국에 대한 항의 표시였으나 이들 업체에는 직격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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