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재직 시절 기업인 편의 봐줬다는 의혹받고 있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시장에서는 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라가르드 총재가 자신의 연임 가능성을 공공연히 내비친데다 다른 차기 총재 후보군도 뚜렷하게 형성되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라가르드의 임기는 오는 7월 끝난다.
하지만 해묵은 법정싸움은 그의 연임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2008년 프랑스 재무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아디다스 대주주였던 베르나르 타피에와 프랑스 국영은행 크레디리요네와의 분쟁 중재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타피에는 프랑수아 미테랑 사회당 정부 당시 장관이 되기 위해 1993년 아디다스 주식을 매각했다. 당시 주식 매각을 진행한 크레디리요네가 아디다스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했다며 2007년 은행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적 분쟁 중재 과정에서 타피에는 3억8500만 유로(약 5152억원)를 배상받았다. 그러나 타피에가 2007년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를 후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중재에서 라가르드 역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즉 라가르드가 재무장관으로서 배상금 지불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라가르드는 사르코지가 주요8개국(G8) 가운데 첫 여성 재무장관으로 발탁한 인물이며 타피에는 대선 유세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정도로 사르코지와 가까운 사이다.
프랑스 검찰은 2011년 8월, 라가르드가 IMF 총재직에 오른 직후 이 사건을 수사했으며 2013년에는 자택 압수수색과 이틀에 걸친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라가르드는 이듬해인 2014년에도 고강도 조사를 받았으며 결국 지난해 12월 프랑스 공화국법정(CJR)으로부터 재판을 받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당시 법원 중재 과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일이 없으며 국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IMF 이사회 측은 라가르드의 오랜 법정 문제가 총재직 수행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나 전임자 칸 총재의 성추문 이후 법정 문제가 계속 불거진다면 연임 도전에 대한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IMF 집행이사회는 지난달 21일부터 후보 등록 등 차기 총재 선임 절차에 착수했으며 내달 3일까지 인선 과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